미 프리덤하우스 “2분기 시위 총 805건”
헝다 등 부동산 개발업체 관련 시위 증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중국에서 반체제 시위 805건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 28일에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이 같은 결과를 내놓으면서 “중국 당국의 엄격한 통제에도 이러한 사건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했다”고 밝혔다(보고서 링크).
프리덤하우스가 운영하는 중국 반체제 시위 모니터(CDM)는 중국 내 370개 지방 도시에서 발생한 시위 사건을 기록했다.
시위는 남부 광둥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산둥성, 허베이성, 허난성, 저장성이 그 뒤를 이었다.
시위의 주된 이유는 노사 문제(44%)와 부동산 소유 문제(21%)였다.
부동산 관련 시위 건수를 보면 중국 부동산 회사 2곳과 관련된 사건이 상위 2위를 차지했다. 컨트리가든(비구이위안)과 관련된 사건이 106건이고, 에버그란데(헝다그룹)와 관련된 사건이 71건이었다.
중국 광둥성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구이위안은 중국 최대 규모의 부동산 건설사 중 하나인데, 작년부터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다. 헝다그룹도 중국 최대 부동산 건설사 중 하나로 2020년부터 청산 위기에 처했다가 작년에 홍콩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프리덤하우스는 보고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미완성, 갑작스러운 직장 폐쇄, 임금 미지급 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생계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시위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는 40년 만에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한 다수 정책을 내놨지만, 부동산 위기, 미국과의 무역 전쟁, 정권의 민간 부문 탄압, 코로나19 봉쇄 및 제한 조치의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 등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프리덤하우스는 또 강제 퇴거 및 토지 수용과 관련된 농촌 지역 주민의 시위와 택시 회사의 요금 인상으로 인한 도시 택시 기사들의 시위도 기록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시위가 더 큰 정치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다수 시위를 진압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찰가들은 중국 공산당의 엄격한 사회 통제에도 중국에서 시위가 증가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집권 정당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학교(華人民主書院協會)’의 쩡젠위안(曾建元) 이사장은 “현재 중국에서는 부동산 소유주를 포함한 중산층마저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는 다른 곳과 다른 상황이며 중국의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빈곤에 내몰린 중국 사람들은 당국의 엄격한 감시 속에서도 시위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중국 당국에 큰 위험 신호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국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이 크게 약화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만 양안정책협회의(海峡两岸关系协会)의 우써즈(吳瑟致)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시위는 사람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통제와 검열을 감안하면 중국 내 시위 건수는 (프리덤하우스의) CDM이 집계한 건수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프리덤하우스도 보고서에서 중국 공산당 당국의 언론 검열과 중국 내에서 발생한 시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인정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중국 관련 정보의 공백을 보충하기 위해 중국 반대 모니터(CDM)를 만들었다. CDM은 언론, 시민 단체,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우써즈 연구원은 “중국 공산당은 항상 시위를 진압하고, 대중과 외부 세계에 정보가 전달되는 것을 차단한다. 국민이나 사회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해 다른 방법도 사용한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심각한 재정 문제에 직면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사회 전체가 경제적 절망에 빠지면 중국 공산당이 정권에 대항하는 민중의 힘을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결국 중국 공산당은 사회 불안으로 인해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이 기사는 뤄야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