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이 최대 위협…자유 진영 결집 중
中 정권, 전체주의적 폭력으로 중국인들 억압
美 대중 정책 근본적 변화…中 공산당에 초당적 대항
에포크타임스 뉴욕 소속 조슈아 필립(Joshua Philipp)은 탐사보도 전문기자다. 중국 공산당의 해외 침투, 글로벌 전략 주제에 20년 가까이 천착하며 명성을 얻었다.
‘빌드업 코리아’ 행사에 연사로 초청돼 한국을 찾은 그를 지난 8월 22일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중국이 직면한 정치·경제 상황, 중국 공산당에 대한 국제 정세의 변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주제로 필립 기자와 나눈 대담을 3편에 걸쳐 소개한다.
-지난 해 영상으로 참여하신 데 이어 두 번째 ‘빌드업 코리아’ 행사에 초청받은 것으로 압니다. 올해 연설 주제는 무엇인가요?
“올해 연설 제목은 ‘자유 대 사회주의(freedom vs socialism)’다”라고 대답한 필립 기자는 “지난해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논의한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뤄지는 논의가 미국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는 생각에서라는 설명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뤄지는 정치적 논의는 표면상으로 또한 근원적으로 미국과 차이가 있습니다. 다수 한국인이 자신들의 정부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사실 놀라기도 했습니다.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은 주권재민(主權在民)의 공화국입니다. 주권자인 국민은 자국(自國)의 정치 시스템, 정부 형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립 기자는 “오늘날 미국에서는 ‘미국은 어떠한 형태의 정부를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논쟁은 단순 민주주의 논쟁이 아니라고도 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 of the United States)’은 신대륙에서 신정부를 구성할 때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고, 이를 반영했습니다. 그들은 ‘군주(君主) 없는 정부 형태’를 구상했습니다. 군주 없는 정부를 건국의 아버지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힌트는 ‘성경’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군주국이 다수를 차지하는 유럽 제국(諸國)도 ‘성경’을 참조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유럽 국가들이 ‘열왕기’를 참조했다면 미국은 ‘사사기(판관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열왕기(列王期)’는 ‘구약성경’의 11~12권이다. 다윗 치세 말년부터 남왕국(유대왕국) 멸망 직후까지 남북왕국의 왕, 예언자들을 다루는 역사서와 예언서가 결합된 책이다. ‘열왕기’라는 제목처럼 이스라엘 역대 왕(군주)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사기(판관기)’도 ‘구약성서’의 한 권이다. 판관기에 등장하는 판관(사사)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사명을 받아 이스라엘 민족을 이민족의 침입에서 구해내는 역할을 하고 평화시기에는 최고재판장의 역할을 한다. 판관은 오늘날 재판관처럼 재판하는 일도 했는데, 마지막 판관은 삼손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성경’ ‘사사기’를 참조해 독재체제(군주제)가 존재하지 않는 체제하의 삶은 어떠하며, 어떠한 사람이 살아갈 자격이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이야기 한 필립기자는 또 다른 참고 모델은 고대 그리스, 로마 공화정이라고 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민주주의를 절대 악(惡)으로 간주하지는 않았지만, 다소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독재에서 한 발자국 정도 떨어진 체제로 인식했죠. 그들의 기본 사고는 역사적으로 고찰할 때 공화정 국가는 민주주의로 변질되고 이는 다시 독재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미국식 공화정을 구상한 것이고요. 공화정은 다른 표현으로 ‘대의(代議)’민주주의라고도 하는데, 민주적 절차를 통해 주권자를 대표하는 지도자를 선출해 통치하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필립 기자는 직접민주주의 문제 지적을 이어갔다. “‘직접’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모든 개인이 모든 사안을 두고 투표를 해야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는 직접민주주의를 행했던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사례를 들었다. “그리스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직접민주주의의 가장 큰 폐해 중 하나는 ‘소수의 사람’이 중요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누구를 처형할지, 누구를 추방할지, 누구를 수감할지 등 중대사를 ‘소수의’ 시민권자가 결정했습니다. 성별(性別) 면에서도 남성에게 제한됐고요.” 직접민주주의의 또 다른 한계도 들었다. “직접민주주의는 중우(衆愚)정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이도 일종의 전체주의로 간주했죠.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비롯해서 건국의 아버지들은 이 점을 강력 경고했습니다.”
-‘자유 대 사회주의’를 주제로 선택한 이유를 좀 더 알고 싶습니다.
“미국 건국 사상은 사회주의 사상의 원류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18세기 유럽 계몽주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시절 서구에서 사람들은 ‘사회 진보’를 본격적으로 목도했습니다. 산업 혁명 결과 새로운 발명품, 새로운 공장, 새로운 생활 방식이 출현했습니다. 과학의 발전 속에서 사람들은 ‘종교의 역할은 무엇인가’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아가 ‘새롭게 등장한 인간 그리고 세계’의 의미를 고민했고요.”
산업 혁명기 유럽 사회상을 소개한 필립 기자는 당시 미국과 유럽은 본연의 차이가 있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 시절 유럽의 화두(話頭)는 계몽주의였습니다. 기성 종교·전통을 탈피하자는 움직임이었죠. 문제는 그 시절 사람들은 새로운 사상과 문명, 기성의 전통을 어떻게 통합해야 할 지 알지 못 했다는 것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했고요. 프랑스 대혁명은 결국 공산주의·사회주의를 태동시켰습니다. 다른 표현으로 공산주의는 프랑스 대혁명의 직계라고 할 수 있죠.” 그는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식 공화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도 했다.
“프랑스 대혁명은 군주뿐만 아니라 신(神), 종교, 전통 등 기성 질서를 전면 거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회주의·공산주의의 기원이 된 것이고요. 미국 독립혁명은 달랐습니다. 독립혁명은 군주제를 거부했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인간 유형을 ‘열왕기’가 아닌 ‘사사기(판관기)’에서 찾았습니다. ‘도덕적인 사람만이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개념 정의했고요. 자유가 도덕성을 함양한다고도 믿었습니다. 인간에게 ‘실패할 자유’가 주어지면 인간은 도덕적 결함이 삶의 실패를 초래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통해 실패할 자유와 더불어 성공한 자유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 실패할 기회를 부여하면 스스로 책임지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된다는 의미입니다.”
필립 기자는 ‘종교’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유럽과 미국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고도 했다. “유럽에서 계몽주의가 등장했을 때 미국에서는 종교 부흥운동이 일었습니다. ‘대각성 운동(Great Awakening)’입니다. 유럽이 기성 종교에서 멀어지던 시기 미국은 종교 부흥을 경험한 것이죠. 실제 미국 독립혁명은 종교 운동 일환으로 시작했습니다. ‘블랙 로브 연대(Black Robe Regiment)’라는 단체가 있었는데 대각성 운동으로 불린 기독교 부흥을 이끌던 목회자가 중심이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시스템은 신에게 더 가까워졌고 유럽은 신으로부터 멀어졌습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이 중심이 된 두 가지 조류가 현대 세계를 형성했다고 했다. 유럽이 근원이 된 공산주의·사회주의 세계와 미국에 기반한 민주주의·자유주의 세계다. “공산 진영이 전체주의적이며 전통 가치와 종교를 버린 반면, 자유진영은 전통을 유지하고 인간 본성에는 선함이 내재하고 도덕적이라면 자유로울 수 있다는 믿음을 고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근대 세계를 정의하는 갈등과 분열이 생겼습니다. 저는 이를 ‘자유 대 사회주의’로 정의했습니다.”
-오늘날 미국과 중국은 지구촌의 대표적인 강대국입니다. 다수 국가가 미중 관계 영향을 받습니다. 미중 관계를 주시할 수 밖에 없고요.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라 보나요?
필립 기자는 지난 역사를 거론했다. “미국 독립혁명기 미국은 유럽, 그중 영국과 싸웠습니다. 독립 후 유럽과 다른 미국식 정치 시스템을 고안하고요. 결과적으로 공산주의·사회주의의 모태가 된 계몽주의, 그와 다르게 신(神)과 전통을 중시한 미국식 공화주의는 오늘날 공산주의 진영과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모태가 됐습니다. 제 연설 제목이기도 한 ‘자유 대 사회주의’는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의 대결입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양국이 각각 이를 대표한다고도 했다. “오늘날 미국은 자유진영을 대표합니다. ‘팍스 아메리카(Pax Americana)’라 불리는 미국식 제도로 세상을 이끕니다. 법치주의로 대표되고요. 이에 적극 도전하는 중국, 중국공산당은 공산주의를 대표합니다. 신과 인권을 부정하는 이념을 대표합니다.” 조슈아 필립은 ‘신(神)’의 존재가 미국식 정치 시스템의 근간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시민의 권리가 정부가 아닌 신이 부여한 것이라는 사상에 기반합니다. 신의 섭리(攝理·divine providence)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핵심입니다.” 실제 미국 1달러 지폐에는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 문구가 있다. 미국 대통령은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하며, 기도한다.
“중국 공산당은 이런 개념을 거부합니다. 그들은 정부가 전부라고 합니다. 신이 아닌 정부가 도덕성을 가늠하는 주체라고 여깁니다. 선악(善惡) 개념도 공산당 노선과 일치·불일치 여부로 판단하고요. ‘공산주의가 하는 일은 절대 선이다’라고 여깁니다. 이는 ‘정부는 신의 섭리를 수호한다.’는 믿음에 기반한 도덕적 질서 개념과도 대조적입니다. 도덕적 질서 하에서는 정부도 도덕성 높낮이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이게 바로 미국 건국 사상입니다.”
필립 기자는 오늘날 세계를 분석하는 자신의 시각도 이에 기반한다고 했다. “다수 미국인이 저와 같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싸움은 ‘앞으로 인류가 어떤 세계에서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싸움입니다.” 이어지는 설명이다.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이 ‘현대 세계를 창조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루는데 중국 공산당이 기여한게 있나요? 대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대만이 생기는데 중국 공산당이 필요했을까요? 중국의 현대화는 중국 공산당이 아닌 지난 100년 간 세계의 발전에 기인합니다. 오히려 중국 공산당이 발전을 저해했다고도 할 수 있죠. 덩샤오핑이 집권해 중국인을 짓누르던 군홧발을 치우고 나서야 중국은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이 혁신이 가능했던 것은 중국 공산당이 경제 부문에 가하던 압력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중국 공산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덜 전체주의적으로 변했기 때문이고요.”
-미국 등 국제사회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한가요?
“다수 미국 정치인은 ‘중국’ ‘중국인’ ‘중국 전통·문화’와 ‘중국 공산당’을 명확히 구분하려 합니다. 정치인 다수는 중국 공산당을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고요.” 미국 현실을 설명한 필립 기자는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강력한 반발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려던 각국을 중국 공산당이 위협하기 시작하면서 본격화했죠. 일본, 인도, 호주 그리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제국(諸國)은 지난날 보다 훨씬 더 강경한 태도로 중국 공산당을 대합니다.” 그는 ‘정치인’은 보다 주의 깊게 해당 문제에 접근한다며 이야기했다. “정치인은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분리해서 접근합니다. 전체주의적 폭력에 중국인이 억눌리고 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중국 공산당을 보는 ‘미국인’의 시각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날 미국인은 중국 공산당이 군사대국화를 추구하며 호전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인식합니다. 실례로 알래스카 미국 방공식별구역(ADIZ) 상공에 폭격기를 출격시키기도 했습니다. 핵 전쟁 위협도 고조하고요. 한국 방공식별 구역 침범, 영해 침범도 합니다.”
그는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주된 위협이라고 합니다. 주지할 점은 중국 공산당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고 조력자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가 일정 부분 중국 공산당의 꼭두각시가 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중국 공산당의 개입으로 전쟁이 장기화 한다는 것도 인식하고요.” 필립 기자는 국제 분쟁에서 중국 공산당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중국 공산당-하마스 연관성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중국 공산당이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장악하려는 새로운 계획을 공개적으로 추진하려 한다는 것도 알고요.”
오늘날 중국 공산당이 자유 진영에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정의한 필립 기자는 지구촌의 움직임에 대해서 부연했다. “일본, 대만, 필리핀, 인도, 미국, 캐나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까지 중국 공산당에 맞서고 있습니다. 나토는 북대서양을 가운데 두고 마주한 유럽과 북미 지역 국가 기구인데, 나토조차 동아시아의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북극도 눈독 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자유 진영 전체가 중국 공산당에 대항해 결집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나날이 첨예해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그 중 무역전쟁으로 이어졌다.
-나날이 첨예해지는 미중 무역전쟁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필립 기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에게 중국은 필요치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없는 편이 낫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매년 막대한 대 중국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들 사정도 다르지 않죠.”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했던 대 중국 무역 전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제재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무역 관세도 유지·확대 하고 있죠. 중국과 경쟁이 단순 무역 전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진영 대 공산진영 싸움인 거죠.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이 전장(戰場)에서 적극적으로 미국과 싸우려 든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무역 거래 차원의 문제가 아니란 의미입니다. 미국인들은 중국 공산당이 붕괴하고 있고 더욱 적대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그는 중국의 국가차원 프로젝트 일대일로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중국 공산당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상대국에 ‘조건’을 걸고 있습니다. 참여국을 ‘부채 함정’에 빠뜨리고 해당국가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인프라 통제권을 얻게 됩니다. 중국 공산당은 주요 사업 영역, 경제적 요충지 통제권을 확보해 해당국가를 속국(屬國)화 합니다. 다수 국가가 해당 사실을 알아차리고 예전과 같은 계약을 맺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날 미국은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좌우 보수를 막론하고 초당적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양당제 국가인 미국에서 민주·공화 양당은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각종 선거 시즌에는 더욱 그러하고요. 잘 알려진 사실이죠. 예외적으로 민주·공화 양당이 만장일치로 합의하는 주제는 ‘반(反) 중국 공산당’입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미국 정가의 일치를 이야기한 필립 기자는 ‘정책’ 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 임기는 4년입니다. 연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 4년마다 행정부가 바뀝니다. 이에 따라 정책도 바뀌고요.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를 감안하는 2년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4년마다 미국의 정책 기조가 바뀝니다. 무역, 외교, 안보 등등 해서요. 주지할 점은 민주·공화 양당이 특정 이슈에 거의 동등한 입장에 섰다는 것은 대 중국 문제를 비롯해서 앞으로 심화할 문제에 대한 정책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는 현재 미국의 대 중국 정책 기조를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대 중국 정책 기조는 ‘디커플링(탈동조화)’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디리스킹(리스크 완화)’이라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디커플링입니다. 미국은 대내적으로 제조업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 타국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통제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필립 기자는 그동안 미국의 중국 의존성을 들었다. “그동안 제조업, 원자재, 투자 분야에서 중국이 지나친 독점권을 갖게 됐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탈피하고자 하고요.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대체적으로 합의가 이뤄져 있습니다.” 그는 중국 인권 침해 문제도 초당적 합의가 존재한다고 했다. “중국의 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일례로, 양당은 ‘파룬궁 보호법’을 지지했습니다. 티베트인 인권 관련 결의안에도 일치했고,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 강제 노역 반대에도 투표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자국민을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양당은 동의합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주·공화 양당은 중국 공산당의 대외적 호전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중국 공산당을 실존하는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을 세계 리더 자리에서 끌어내리고자 하는 야심을 갖고 있고, 자유 진영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으로도 봅니다. 결론적으로 좌우파 어느 당에서 대통령을 배출하고, 의회 다수당이 되는 것에 상관 없이 ‘미국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도전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겁니다. 양당의 공통된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