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모기업 핀둬둬, 주가 폭락…성장 둔화 우려 확산

3분기 300%대 성장…지난 분기 경쟁 심화에 200%대로 하락
저가 쇼핑몰 테무의 모기업 핀둬둬(拼多多·PDD) 주가가 2022년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26일(현지시각) 핀둬둬 주가는 개장 직후 19.55% 급락하며 시작한 후 최종 하락폭이 28.51%를 기록했다. 주당 가격은 장중 한때 95.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00달러대를 회복하며 장마감했다.
이날 핀둬둬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970억6천만 위안(약 18조1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순이익(EPS)도 23.24위안(약 4300원)으로 예상치인 20.43위안(약 3800원)을 넘어섰다.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에도 시장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2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인 994억2천만 위안(약 18조57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은 핀둬둬가 큰 매출을 올렸음에도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은 거래 수수료 수익 성장세 둔화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핀둬둬의 매출은 크게 온라인 광고 수익와 거래 수수료 수익으로 나뉜다. 과거에는 둘의 비율이 3:1 정도였으나 테무가 급성장한 이후에는 거래 수수료 수익 비중이 절반으로 치솟았다. 올해 2분기 거래 수수료 수익은 479억4400만 위안(약 8조9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는데 대부분 테무에서 발생했다.
두 배 넘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이 어두워진 것은 이전 3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된 실적이기 때문이다. 핀둬둬의 이전 3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거래 수수료 수익 성장률은 각각 315%, 357%, 327%로 3배 이상을 유지했다.
핀둬둬 공동 창업자 천 레이 회장은 재무 보고서 발표 후 온라인 회의에서 “핀둬둬의 글로벌 비즈니스가 치열한 경쟁과 진화하는 외부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경영 환경이 변화하면서 이번 분기 매출 불안정과 수익성 감소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천 레이 회장은 “전자상거래 산업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높은 매출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수익성 하락 추세는 불가피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핀둬둬는 알리바바, 징둥닷컴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전통적 강자와 경쟁하는 한편 더우인(중국판 틱톡), 샤오훙수(중국판 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도전자들과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들의 성장 배경에는 중국 제조업 분야의 과잉생산이 놓여 있다. 수요를 압도하는 생산설비를 통해 쏟아지는 상품들은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악성 재고가 될 위험이 크다. 업체들은 초저가로 이런 재고를 처리하며 최후에 살아남으려 생존 게임을 펼친다.
초저가 제품 이면에는 가짜 상품, 불량 물품 등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의 리스크가 도사린다. 이 때문에 테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점 업체들과의 ‘가맹점 협력 계약’을 개정해 품질 문제로 반품된 상품에 대해 최고 5배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벌금 정책이 과도하다며 불만이 폭발한 입점 업주들의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전국에서 모인 업주 수백 명이 테무의 광저우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을 포위하고 항의했으며 일부는 건물 25층 사무실에 난입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에 의해 해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