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향후 6개월 내에 대만 진먼섬 통제 가능성” 美 싱크탱크

중국은 대만 침공에 미국이 강경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향후 6개월 안에 대만 진먼(金門)섬 통제권을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전쟁연구소와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지난 21일 발표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발간했다(보고서 링크).
연구진은 대만과 미국의 정치 환경을 고려할 때 중국공산당 지도자 시진핑이 앞으로 몇 달 내에 진먼섬에 상륙해 대만군과 근거리 대치 상황을 펼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레임덕(lame duck·권력 누수)기에 접어들었고, 정치권은 대선 국면으로 혼란스럽고 분열돼 있는 데다 외교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지구의 전쟁에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국민은 미국이 또 다른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시진핑은 내년 1월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 전 중국의 군사행동에 미국이 시의적절하고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들의 분석이다.
진먼섬은 중국 본토에서 약 3마일(5km), 대만에서 약 124마일(200km) 떨어진 곳에 있는 대만과 중국 사이 요충지다. 대만보다 중국에 훨씬 가깝기 때문에 대만으로서는 이 섬을 방어하기가 매우 어렵다.

대만의 현재 정치 역학 관계를 살펴보면 올 5월에 들어선 라이칭더 행정부는 아직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집권 민진당과 야당 연합인 국민당과 대만 민중당 사이에 자주 정치적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진먼섬에 대한 군사 행동을 결정할 경우 미국이나 대만 모두 효과적이거나 확대된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작다.
보고서는 “진먼섬을 점령하기 위해 중국 해안경비대는 거의 매일 이 지역의 제한 및 금지 해역에 대한 침입을 이어가면서 정상화한 후 3~4개월 후 첫 침입 행위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음으로 중국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자국 영해’로 간주하는 해역에서 대만 선박에 대한 승선 및 억류 시도를 시작하는 동시에 민간인 장비로 위장한 감시용 드론을 진먼섬에 있는 군사 기지 상공에서 직접 비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또 중국 해안경비대가 비극적인 사건을 일으켜 해당 사건을 이용해 진먼섬 주변에 이른바 ‘격리’ 구역을 설정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수 민간 선박은 중국의 검사를 거쳐 ‘격리 구역’을 통과할 수 있지만, 대만 선박은 다수 차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진먼섬을 더욱 고립시키기 위해 이 지역에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하고 대만과 연결된 섬의 해저 케이블을 손상시킬 가능성도 있다.
대만 정부는 결국 양보해 진먼섬을 ‘비무장 지대(DMZ)’로 전환하는 데 동의할 것이고, 중국은 궁극적으로 진먼섬을 대만에서 실시하고자 하는 이른바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국가 두 가지 제도)’ 계획의 시범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중국 공산당이 여론전·정보전을 통해 진먼섬의 자유와 경제적 발전 성과를 홍보함으로써 대만의 다른 외곽 섬, 궁극적으로는 대만 전체에 일국양제의 매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중국이 진먼섬을 점령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진먼섬 자체의 전략적 가치보다는 작전이 가져올 심리적 효과에 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만군의 사기 저하, ‘중국군 공격 시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이 대만을 지원할 것’이라는 대만 국민들의 믿음 상실 등 심리적 변화가 예상된다.
동시에 라이칭더 행정부는 새로운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야당 국민당이 장악한 대만 입법원은 대만이 중국과의 외교 및 경제 관계를 확대하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이유로 중국의 대(對)진먼 작전은 대만이 향후 분쟁에서 항복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이 이러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한국·일본·필리핀을 비롯한 동맹국이 미국 방어 우산에 대한 믿음에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진먼섬에 대한 대만의 주권을 유지하는 것은 위태롭지만 매우 중요한 과제다”라고 덧붙였다.
전쟁연구소와 미국기업연구소는 라이칭더가 대만 총통으로 취임한 후 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번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대만 해안경비대는 올 1월부터 6월 25일까지 대만 통제 해역에서 중국 선박 835척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구리슝(顧立雄)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중국이 진먼섬 주변 해역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수립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이 기사는 프랭크 팡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