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용기, 사상 첫 일본 영공 침범…자위대 전투기 긴급 출격

2024년 08월 27일 오후 1:26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이하 중공군)이 26일 오전 일본 영공을 일시적으로 침범했다고 일본 방위성이 밝혔다.

일본 NHK에 따르면, 방위성은 이날 오전, 중공군 Y-9 정찰기 1기가 동중국해 일본의 방공식별권(JADIZ)에 들어와 규슈(九州) 방향으로 비행했다고 전했다.

이에 방위성은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중공 정찰기가 일본 영공에 접근하지 않도록 경고하는 등 대응했다.

오전 10분 40분께 나가사키(長崎)현 고토(五島)시 단조(男女) 군도 남동해 상공에서 선회를 시작한 중국 정찰기는 이내 일본 방공식별권에서 빠져나갔다.

이후 중공 정찰기는 오전 11시29분께 단조 군도 앞바다의 일본 영공 동쪽에 침범했다. 약 2분 후 단조 군도 남동쪽에서 일본 영공 밖으로 빠져나갔지만, 그 후에도 이 지역 주변에서 계속 선회하다가 오후 1시 15분께 중국 본토를 향해 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항공자위대는 무기나 조명탄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군은 정기적으로 동중국해 상공의 국제 영공에서 항공기를 비행해 왔지만, 중공 군용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전에도 분쟁 해역에 침입한 적이 있다.

일본 정부는 외교적 항의를 제기했다. 오카노 마사타카(岡野 正敬)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저녁 이 사건과 관련해 주(駐)일본 중국대사관의 고위 관리를 초치해 “향후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초당파적인 일본 의원들이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한 직후에 발생했다. 의원들은 앞서 이달 14일과 15일 각각 대만 라이칭더 총통과 린쟈룽(林佳龍) 외교부장(장관)을 만났다.

인민해방군은 중국이라는 국가가 아니라 공산당이라는 당의 군대다. 중공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왔다.

중공 당국이 대만을 점령할 경우 중국은 일본에 비해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대만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의 약 44%가 통과하는 주요 국제 무역로이기도 하다.

의원들과 함께 대만을 방문한 전 일본 방위상이자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는 “일본과 대만이 미래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않기 위해 더 광범위한 민주주의 공동체와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공은 대만 문제를 두고 일본 정치권과 마찰이 거세지고 있다.

중공은 일본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을 두고 일본이 대만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계획을 방해할 경우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웃 국가에 대한 공격성도 두드러진다. 충돌을 확대하려 필리핀 공군과 해안경비대를 근접 비행으로 위협하고, 대만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25일 중국 해안경비대는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서 필리핀 선박과 충돌을 일으켰다. 중공은 남중국해의 거의 전역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왔으나 국제 사법기관인 상설중재재판소는 2016년 판결에서 이를 기각했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영국은 이번 사건을 두고 “중공의 위험한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주(駐)필리핀 일본대사도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는, 중국 공산당의 그 어떤 괴롭힘과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로이터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