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될수록 충동적 선택…뇌 보상처리 영역 변화”

조지 시트로너
2024년 08월 23일 오후 4:20 업데이트: 2024년 08월 23일 오후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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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명 연구중심 대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연구팀 분석논문
“인터넷 사용 욕구 못 참고 생활·직업에 영향 받으면 인터넷 중독”

인터넷은 뉴스 흐름을 주도하고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친구 및 가족과의 소통에서부터 직장을 찾는 것까지 그 영향력은 광범위하다. 현재의 10대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인터넷이란 가상 세계에 깊이 빠져 있으며, 이는 현실 세계를 실제와 매우 다르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 많은 10대들이 이에 중독돼 있는 상태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가 2023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대들은 하루 평균 4.8시간을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지내며 여학생은 평균 5.3시간, 남학생은 4.4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주립 스토니 브룩 의대(Stony Brook Medicine)의 임상 심리학자 앤서니 앤잘론(Anthony Anzalone)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과도하고 중독적인 전자기기 사용이 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가장 크게 걱정하는 문제 중 하나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아이들에게 건강하지 않고 무의미한 전자기기 사용의 위험성에 대해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10대 청소년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과학자들은 10대들의 온라인 생활의 결과를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그들이 발견한 것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이 2023년 6월 정신건강의학 학술지 ‘PLOS 정신건강(PLOS Mental Health)’에 발표한 메타분석 논문은 2013년부터 2023년 사이에 인터넷 중독 진단을 받은 10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 237명을 대상으로 한 12개의 연구 결과를 다뤘다. 모든 연구는 아시아 국가에서 수행됐다(논문 링크).

연구진은 인터넷 중독을 ‘인터넷 사용 욕구를 저항할 수 없고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교육적, 직업적 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정의했다.

모든 연구는 인터넷 중독을 겪고 있는 참가자들이 휴식 중이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뇌의 영역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fMRI)을 사용했다. 인터넷 중독의 영향은 청소년의 뇌 여러 영역에서 관찰됐다.

이들 연구 결과를 보면 인터넷 중독자들의 뇌가 원래는 휴식 중 활성화돼야 하는 뇌 부위에서 활동 정도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모습을 모두 보이는 결과를 보였으며, 능동적 사고에 사용되는 뇌 부위들의 기능적 연결성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이러한 변화가 청소년의 중독적 행동과 지적 능력, 운동 신경, 정신 건강 및 발달과 관련된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소셜미디어 사용…뇌 기능에 심각한 변화

2023년 소아청소년과 학술지 ‘JAMA Pediatrics’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농촌 지역의 6학년 및 7학년 학생 169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의 피드를 얼마나 자주 확인하는지에 따라 학생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학생들은 △하루에 15회 이상 피드를 확인하는 경우 ‘습관적 사용자 그룹’ △하루에 1회에서 14회 사이 확인하는 경우 ‘중간 사용자 그룹’ △며칠에 한 번 보는 학생들은 ‘비습관적 사용자 그룹’으로 나뉘었다.

아이들은 보상과 벌의 피드백(반응)을 웃는 얼굴과 찡그린 얼굴로 보여주는 컴퓨터 게임을 하는 동안 뇌 MRI 스캔을 받았으며, 이러한 방식의 스캔을 약 1년 간격으로 세 번 받았다.

게임을 하는 동안 피드백을 확인하는 빈도가 높은 학생들은 보상처리와 관련된 뇌 영역에서 변화를 보였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돈을 따거나 위험을 감수하는 것과 같은 경험에 반응하는 뇌 영역이었다. 이들은 또한 충동적이거나 습관적인 행동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을 보였다.

이 실험 결과는 소셜미디어를 더 자주 확인하며 성장한 10대들이 다른 아이들로부터의 피드백에 더 과민한 반응을 보이게 되며, 이전에 같은 보상을 받았던 자극에서는 더 적거나 덜 강렬한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되어 더 강력한 보상을 추구하도록 과격한 행동을 보일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습관적인 피드백 확인의 효과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연구진들은 덧붙였다.

일부 아이들에게는 잦은 피드백 확인이 ‘강박적이고 문제적’일 수 있는 반면 다른 아이들은 “디지털 환경을 더 잘 탐색할 수 있게 해주는 적응적 행동력”을 보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해석했다.

인터넷 중독 나타내는 주요 증상은?

임상 심리학자 앤잘론은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들은 인터넷 사용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할 때 금단 증상을 보이는 등 일상 기능이 방해받는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중독의 다른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인터넷 사용 시간을 줄일 수 없음
•다른 활동에 대한 관심 부족
•현실에서 처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인터넷 사용
•부정적인 기분을 없애기 위해 게임 사용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직장, 학교 또는 인간관계에서 어려움 겪음

인터넷 중독 대응책

앤잘론에 따르면 10대의 인터넷 중독 치료는 가족의 강력한 의지와 참여를 필요로 한다.

그는 인터넷 중독 치료가 ‘보호자와 자녀 간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협력 촉진’을 위한 가족 상담, ‘위험한 수준의 미디어 사용’을 대체할 다른 활동 촉진, 그리고 환자가 자신이나 화면 사용에 대해 갖고 있을 수 있는 왜곡된 사고를 교정하기 위한 인지행동치료(CBT)를 결합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그 기반을 둔다. 가족 상담 치료는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대화 치료의 일종으로, 특정 정신 건강 또는 행동 문제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57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 및 메타분석에 따르면 다른 치료와 결합된 인지행동치료는 인터넷 중독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평가됐다.

앤잘론은 “많은 경우 인터넷 중독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증상’이므로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우울증, 불안,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같은 근본적인 정신 건강 상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문제가 심각한 경우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디톡스란 필수적이지 않은 인터넷 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지속적인 디지털 자극 대신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습관을 가꾸고 더 나은 활동을 하도록 만드는 치료법이다. 디지털 디톡스는 아이들이 치료 후 안전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인터넷 중독의 예방

앤잘론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과도한 인터넷 사용이 해롭다는 사실을 교육받고 자녀가 건강한 인터넷 사용 습관을 기르도록 도울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지원과 상호작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아이들에게 보호자와 함께 지내는 시간과 같은 양질의 시간을 대체할 것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앤잘론은 부모가 아이들이 주변 환경을 탐험하고, 밖에서 놀도록 격려하며, 아이들에게 정서적, 사회적, 그리고 끈기 있는 가르침을 제공해 세상과 더 잘 연결되고, 삶의 스트레스 요인을 다룰 수 있는 회복력을 키울 수 있게 도울수록 “다양한 부정적, 부적응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