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상원, ‘하나의 중국’ 반대 결의안 채택…“역사 왜곡”

2024년 08월 23일 오후 1:11

호주, ‘하나의 중국’ 원칙에도 대만과 오랜 유대

중국 공산당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비난하는 초당파적 지지 결의안이 21일(이하 현지 시각) 호주 상원에서 가결됐다.

결의안은 유엔(UN) 총회 결의 제2758호가 중화인민공화국(중공)에 중화민국(대만)의 주권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또한 유엔 결의안이 대만의 미래 지위나 독립 민주주의 국가로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 보유 여부에 관해서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1971년 10월 25일 가결된 유엔 결의 제2758호(링크)는 중공을 유엔에서 ‘유일한 합법적’ 중국 대표로 인정했다. 결의안 통과로 중공은 대만을 대신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 중 하나가 됐다.

중공 당국은 결의안을 “대만은 양도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부분”이라고 해석해 ‘하나의 중국’ 원칙의 주요 명분으로 삼고 있다.

중공 당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르면 대만은 중공에 소속된 하나의 성(省)에 불과하며 대만 ‘대선(총통선거)’은 지방 선거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공은 대만섬을 통치한 적이 없으며, 대만은 중국 본토와 완전히 별개 시스템으로 유지되고 있다.

수십 년간 미국, 호주를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는 중국 본토와 무역 관계를 발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 대표권’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호주의 경우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거해 대만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지는 않지만 대만과 무역 및 문화적 상호 관계를 증진함으로써 비공식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데이빗 포셋(David Fawcett) 자유당 상원의원과 데보라 오닐 데보라 오닐 노동당 상원의원(Deborah O’Neill)은 중국 당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대하는 결의안에 대한 의결을 주도했다.

상원 토론에서 오닐 의원은 “유엔 결의 2758호가 대만에 대한 중공 당국의 주권을 확립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이는 중공 당국이 해당 결의안의 진정한 목표를 훼손하려는 시도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닐 의원은 “진실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러한 허위 정보에 반대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공 대표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결의 제2758호의 의미를 계속 왜곡하고 대만을 이른바 ‘중공에 속한 대만성’으로 바꾸기 위해 역사 문서를 변경하는 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오닐 의원은 호주는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유엔총회 결의안의 진정한 의미를 훼손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러한 행위는 결의안을 지지한 호주의 처음 의도와 중공과 대만에 대한 호주의 현재 입장에 배치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림자 내각 외무장관이자 호주 상원 야당 대표 사이먼 버밍엄은 “호주는 대만과 민주주의 원칙을 공유하고 있으며, 대만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버밍엄은 “대만은 호주의 주요 무역 파트너이자 글로벌 공급망에 중요한 부품을 공급한다. 강력한 대만은 호주를 비롯한 역내 모든 국가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제기구는 ‘국가로서의 자격’을 가입 조건에 넣지 않았으며 호주는 대만이 이런 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라프 쿠치노(Raff Ciccone) 노동당 상원의원은 “호주는 대만해협의 현 상황에 일방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 정부는 최근 대만 주변에서 전개된 중국의 군사 및 해안 경비대 활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다.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며, 다른 대안은 고려하기에는 너무 재앙적이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 영토로서의 중국과 정권으로서의 중국을 구분하기 위해 전자는 중국, 후자는 중화인민공화국(중공)으로 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