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 사상 최대 매출? 경쟁사 관계자 “덤핑” 비난

중국 샤오미 그룹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재무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언론에서는 ‘샤오미가 전기차와 스마트폰 사업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샤오미 측 발표만 전하고 있지만 중국 국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초기 투자를 고려하면 손실은 정상이라는 쪽과 덤핑으로 시장을 교란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샤오미 회장 레이쥔은 당일 저녁 소셜미디어 계정을 “아직 투자 단계”, “차를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라며 “다들 이해해 달라”는 심경을 밝혔다.
2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전날 발표한 재무보고서에서 지난 2분기 매출은 888억8800만 위안(약 16조 6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61억7500만 위안(약 1조 1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매출 869억 위안, 순이익 50억7천만 위안을 뛰어넘은 것으로 사상 최대 매출이었던 2021년 2분기 878억 위안을 뛰어넘은 것이다.
다만, 매출액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인 ‘8’이 5개 연속된 것을 두고 ‘짜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공산주의 중국에서는 종교 및 신앙이 사실상 금지됐으나 민간에서는 징조나 풍수를 중하게 여기는 풍조가 강하다. 8이 연속으로 들어간 자동차 번호판이 고가에 거래되는 이유다.
특히 이번은 샤오미 그룹이 첫 전기차 모델 SU7 출시 이후 맞이하는 첫 분기로 재무보고서에 처음으로 자동차 사업 부문이 포함됐다. 우연 치고는 8이 다섯 개나 들어간 매출 발표가 공교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1대 팔 때마다 천만 원 손해” 인기 검색어로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이날 “샤오미 전기차, 6만 위안(약 1100만원)씩 적자 판매(小米賣一輛車虧6萬多)”라는 검색어가 인기 순위에 올랐다.
증권시보 등 현지 경제매체들이 이번 재무보고서를 분석해 “샤오미가 전기차를 한 대 팔 때마다 약 6만 위안 손해를 보고 있다”는 기사를 냈기 때문이다.
샤오미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등 이른바 ‘혁신 사업’ 매출은 64억 위안(약 1조2천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2%에 그쳤다. 손익을 보면, 18억 위안(약 3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급등한 2분기 매출의 대부분은 스마트폰 사업에서 일궈냈다.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22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출하량 기준 샤오미는 현재 시장 점유율 15%로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다. 1위는 삼성전자(19%), 2위는 애플(16%)이다.
샤오미 회장 레이쥔은 이날 저녁 늦은 시각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성공은 쿨해야 한다”며 “샤오미 자동차는 아직 투자 중이니 다들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루웨이빙도 해명에 나섰다. 루웨이빙 CEO는 “샤오미 전기차는 현재 규모가 작은데, 자동차는 규모의 경제가 요구되는 전형적인 산업”이며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이 높아 비용을 회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샤오미 전기차 전략은 단일 모델로 일단 시장을 뚫고 이후 시장을 확장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순익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 관계자 “이게 덤핑”…레이쥔 회장 재차 진화 나서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대당 1천만 원씩 손해를 보면서도 시장을 개척하려는 샤오미의 전략에 관한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웨(極越)의 홍보 책임자인 쉬지예(徐繼業)가 샤오미와 레이쥔 회장을 격렬하게 비난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캡처돼 유포되면서 논란의 불씨를 이어갔다.
이 게시물에서는 “레이진이란 기업가는 공중도덕과 수치심이 있어야 한다. 차 한 대에 천만 원씩이나 손해를 보면서 그렇게 팔아대고 있다”며 “할인하지 않으면 판매가 안 되는데 샤오미와 레이쥔은 이걸 뭐라고 하나? 과거엔 이를 덤핑이라고 했다. 기업가로서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쉬지예는 이에 관한 현지 언론의 확인 요청에 “지인들과 소통하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개인적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며 “사실인지 조작인지 구체적인 논평은 피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레이쥔 회장은 22일 인터넷 생방송에서 재차 진화에 나섰다. 그는 “2분기에 우리가 혁신 사업에서 손실을 입은 것은 사실”이라며 “전기차에 18억 위안을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쥔 회장은 이날 별도로 게시물을 올려 “샤오미 전기차의 생산 능력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쉬울 것”이라며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동차를 만드는 게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는 비야디(BYD)이며 테슬라, 우링(五菱·Wuling), 아이토(화웨이), 지리(吉利·Geely) 자동차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샤오미는 10위권 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