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이재명, 정부 대북강경책 비판…“확성기 영향력 폄훼” 시각도

2024년 08월 21일 오후 8:2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포럼’에 참석해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고 강대강 일변의 강경 대처만 고집한다면, 남북 모두 막다른 길로 치닫게 될 것”이라며 “평화가 곧 경제다. 그리고 평화가 가장 비용이 덜 드는 확실한 안보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남북 정세와 관련해 “남과 북 사이에 오물 풍선과 삐라가 오가고, 정권은 국민을 상대로 ‘항전 의지’를 운운하면서 전쟁을 선동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격랑의 한반도, 대한민국의 길을 묻다’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이 대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인 “기적은 기적적으로 오지 않는다”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 말씀처럼 현재 우리가 마주한 위기도 노력과 행동 없이 절대 기적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행동하는 양심으로 미래를 내다본 김 전 대통령의 혜안을 통해서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갈 지혜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고 포럼 참석자들에게 전했다.

◆남북 관계의 부정적 측면 부각하는 李…대북 확성기 영향력 깎아내리나

같은 날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가 남북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점을 부각하는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그중 ‘대북 강경론’을 고수하는 현 정권의 대북 확성기 영향력을 깎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의 대북 전략은 ‘대북 온건’ 전략인 반면, 현 정권과 보수정당의 대북 전략은 ‘대북 강경’이란 점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남북 간 첨예한 상황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정권의 대북 전략을 압박하려는 노림수가 있다는 해석이다.

이를 방증하듯 현 정권의 ‘대북 강경’ 노선 일환인 대북 확성기 영향력이 입증된 사례가 최근 발생했다. 대북 확성기가 전면 시행된 지 한 달이 경과된 현재 남북 접경을 통한 북한 주민과 군인의 귀순이 이달에만 두 차례 이뤄진 것이다. 앞서도 주쿠바 북한대사관의 리일규 참사가 귀순해 이목을 끌었다.

이로써 현 정권의 ‘대북 강경’ 정책의 효과가 입증됐다는 관측과 더불어, ‘대북 온건’ 전략을 구사하는 민주당 노선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후문이 동시에 고개를 든 실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이 대표의 대북 노선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노선은 같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 정권이 강경 노선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북 측에서 귀순 사례가 늘어나는 점은 야당 입장에선 달가운 소식이 아님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