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지성호, 함북도지사로 내정…“3대째 비참하게 살던 곳, 꿈만 같다”

2024년 08월 03일 오전 10:20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일,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전 국민의힘 의원을 함경북도지사에 지명했다.

탈북민이 차관급 직위에 오른 것은 지난달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임명에 이어 두 번째다.

황해도·평안남도·평안북도·함경남도·함경북도 등 헌법상 우리 관할이지만 실질적인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북한 지역 5도 지사는 차관급 직위에 해당하며,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성호 내정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함경북도지사 내정은 윤석열 정부의 탈북민 정착 지원 정책의 진정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함경북도에서 3대째 비참하게 살았던 이 지성호가 오늘은 함경북도지사가 된다”고 전했다.

지 내정자는 함경북도 출신으로, 북한에서의 삶이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그는 1996년 열차 사고로 팔다리를 잃은 후 생활고를 겪으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북한 ‘꽃제비’ 출신의 지 내정자는 2006년 탈북해 대한민국에 정착했다. 그가 탈북 과정에서의 고통과 신체적 장애를 딛고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싸우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는 북한에서 탈출한 후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를 설립해 탈북민 수백 명을 돕고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소속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의원 시절 그는 ‘북한이탈주민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 발의하며 탈북민 생활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입법 활동을 펼쳐 왔다.

아울러 지 내정자는 유엔과 미국 의회 등 국제 무대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연설하며 북한의 실태를 알리고 국제 사회의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성호 내정자는 “저희 고향 함경북도 사람들이, 아니 모든 북한 주민이 자유를 누리고 쌀밥에 고깃국을 배불리 먹는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힘껏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함경북도지사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덧붙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크게 기여한 것도 없는데 국회의원에 이어 함경북도지사 자리에 앉혀주셨다. 꿈만 같은 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평안북도지사에는 이세웅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평안남도지사에는 정경조 전 육군 3군 부사령관이 각각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