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택가격 27개월 연속 하락세…상하이 거래량 30% 감소

중국 가계 자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 가격이 27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도 신규 주택 거래량이 30% 감소했다.
지난 1일 중국지수연구소가 발표한 ‘7월 100개 도시 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주요 도시 100곳의 중고주택 평균 가격은 1제곱미터(㎡)당 1만4653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4% 하락하고 전월(6월) 대비 0.01%포인트 하락하며 2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중국 국가통계국의 주택 가격 조사 대상인 100개 주요 도시가 전부 하락하며 100대 도시 주택 가격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도시등급별로는 인구 규모나 경제 수준에서 가장 앞선 1선 도시가 0.80%, 지방 최대 도시에 해당하는 2선도시가 0.78% 하락했다. 전월 대비 하락폭은 각각 0.14%포인트와 0.04%포인트다. 100대 도시 평균 하락치인 0.74%를 고려하면 중소도시인 3, 4선도시보다 대도시에서 하락폭이 더 컸던 셈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가장 많은 부유층이 거주하는 상하이도 주택 거래 침체를 피해가진 못했다.
홍콩 봉황망의 상하이 부동산 집계에서는 상하이의 7월 중고주택 거래량은 2만375건(주거·상업·사무용, 주차장 포함)으로 전월 대비 22.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주택 거래 감소폭은 더 컸다. 7월 한 달 동안 상하이에서는 신규 주택 분양 건수가 총 4814건에 그쳤다.
면적으로 보면, 7월의 총 거래 면적이 54만5천㎡로 전년 동기 대비 32.23% 줄었으며, 평균 거래 가격은 1㎡당 6만4464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8% 하락했다. 단일 거래에서 1만㎡를 넘는 대형 물건이 없다는 점도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불황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거래 면적의 하락폭이 거래 가격 하락폭보다 더 크다는 점에서 상하이의 부동산 시장은 큰 면적보다는 가격적 측면을 우선 고려하는 형태로 변화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상하이와 함께 중국의 4대 일선 도시에 속하는 광저우와 선전 역시 신규 주택 분양 시장이 위축됐다. 면적 측면에서 광저우와 선전의 7월 신규주택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2.7%, 10.6%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 전문가 라오황은 현지 기고문에서 “상하이 부동산 시장은 늘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라며 “지난주 신규 주택 분양 면적이 1년 전과 비교하면 78.38% 급감해 2만3300㎡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라오황은 “단순히 계절적 요인에 따른 변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시장의 침체가 고착화되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고주택 거래 시장이 위축되면 주택 구매자들이 향후 재판매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구매 결정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라오황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구매자들이 더 몸을 사리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