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 분쟁 지역 지배 굳히기…커피숍·식당 이어 철물점 개점

2024년 08월 05일 오후 8:04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지역에 자리한 도서(島嶼)에서 본격적인 영유권 굳히기에 들어갔다.

8월 3일, 대만 일간지 ‘연합보(聯合報)’는 중국 정부 소식을 인용하여 “중국 당국이 남중국해 파라셀제도(Paracel Islands·중국명 ‘시사군도(西沙君島)’)의 우디섬(Woody Island·중국명 ‘융싱섬(永興島)’)에 잡화점을 개설했다. 중국은 융싱섬에 대한 실효 지배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커피숍, 샤브샤브 식당, 군중(軍中) 슈퍼마켓에 이어 철물을 주로 취급하는 잡화점을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융싱섬은 면적은 2.1, 길이는 1.850km, 너비는 1.160km이다. 중국 언론은 이 섬이 ‘남중국해의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 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융싱섬을 관할하는 중국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 인민정부 공식 위챗 계정은 8월 2일, “전날 ‘씬이우철물점(鑫宜五金店)’을 공식 개점했으며, 해당 철물점은 융싱섬 기장(機場·공항)로 공항 화물터미널 옆에 자리했다. 면적 100제곱미터 규모의 매장은 12개 진열대에 8개 범주의 공구, 전기부품, 소방 안전용품, 수도관, 창호 부품, 전차 부품, 페인트 등 수천 가지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고 밝혔다.

매장 운영·관리를 책임진 왕하이룽(王海隴) 싼사시 천근서비스관리유한공사(天勤服務管理有限公司) 종합팀 부팀장은 “씬이우철물점은 2개월 가까운 사전 준비 기간을 갖고 각 섬의 암초에 주둔하는 군민(軍民)에게 일상적으로 필요한 철물 관련 용품을 준비했다.”며 “현재 매장 진열품은 섬 주민들이 언제든지 구입 할 수 있도록 완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싼사시는 2012년 중국이 설치한 하이난성 산하 지급(地級)시로 인민정부 청사 소재지는 융싱섬이다. 섬은 남중국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섬이다. 2020년 말 기준 2333명의 상주 인구가 있다.1946년 중화민국 정부가 접수한 후 국민혁명군 해군 초계함 융싱(永興)함에서 지명이 유래했다. 1950년 하이난섬 전투 이후 국민혁명군이 철수하면서 중국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다.

융싱섬과 그 인근 해역은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영토 분쟁 지역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력 투사를 쉽게 하기 위해 2016년 싼사융싱공항(三沙永興機場)을 개장하기도 했다. 공항에는 인민해방군 해군 항공대 소속 전투기 J-11B가 항시 배치되어 있다. 공식 행정구역 싼사시 설립 후 융싱섬에는 군인, 민간인 이주가 본격 시작됐다. 보잉 737, 에어버스 320 등 중소형 민항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도 운영 중이다. 중국 하이난항공(海航)이 하이난성 성도(省都) 하이커우(海口)를 연결하는 부정기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각 도서(島嶼)·서초(暑礁)의 실효 지배를 굳히고 있다. 지속적으로 해수면을 매립하여 도서·서초 면적을 확장하고 있다. 섬 상주민을 위한 부대 시설 확충도 줄 잇고 있다. 우체국, 은행, 학교, 도서관, 공원, 병원, 발전소를 건설했다.

이는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주변국을 자극했다. 2023년 5월, 베트남 외교부는 “베트남은 자국의 주권이 파라셀제도에 미친다는 것에 대한 국제법적 근거, 역사적 증거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은 파라셀제도에 대한 주권과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지난 7월 17일, 남중국해 중부 해역에서 베트남 해안선 기점 200해리(배타적 경제수역)를 제외한 대륙붕 외부 경계선 획정안을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공식 상정했다. 상정 시 파라셀제도, 스프래틀리군도(Spratly Islands·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에 대한 베트남의 주권이 국제법,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미친다고 주변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중국 인민해방군은 파라셀제도에 대형 병원선 유아이함을 파견하여 베트남 정부의 반발을 샀다. 중국은 관영 CCTV를 통하여 “유아이함이 7일간 약 600해리(약 1천111㎞)를 항해해 파라셀제도로 이동, 현지에 배치된 인민해방군 군인들을 대상으로 건강 검진을 실시하고 심리상담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유아이함은 길이 약 100m, 배수량 5000톤 규모의 헬기 이착함이 가능한 대형 병원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