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내정 간섭’을 이유로 정치인과 그 가족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대상은 짐 맥거번(James McGovern) 연방 하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이다.
7월 31일, 중국 국무원 외교부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하여 “미국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인 짐 맥거번은 최근 수년 동안 빈번하게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 주권·안보·발전이익을 침해하는 언행을 해왔다. 중국 ‘외국제재법’에 따라 맥거번 의원에게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중국 ‘외국제재법’ 중 제3·4·5·6·9·15조를 적용한다.”고 구체적인 근거 법률 조항도 명시했다.
중국의 제재 조치에 따라 맥거번 의원의 중국 내 동산·부동산 등 각종 자산은 동결 조치된다. 부가적으로 중국 내 조직·개인과의 거래·협력 등의 활동이 금지되고 맥거번 본인, 그 가족에 대한 비자 발급·입국이 금지된다. 제재는 7월 31일 발효됐다.
제재 대상에 오른 맥거번 의원은 중국 인권 분야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정치인이다. 2019년 6·4 톈안먼(天安門) 사태 망명객의 안전한 귀국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2020년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 작성을 주도했다.
2021년 ‘홍콩 민주화운동’을 그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2023년에는 홍콩 보안법 제정, 시위 강경 진압을 문제 삼아 “존 리 카 치우(John Lee Ka-chiu·李家超)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해야 한다.”고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1959년생인 맥거번 의원은 매사추세츠주 우스터 태생이다. 워싱턴D.C의 아메리칸대학(American University) 학부 졸업 후 동(同)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당선돼 정계 입문한 후 2022년까지 내리 당선된 14선 의원이다.
맥거번 의원은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Committee of House Oversight) 선임 위원으로, 톰 랜토스인권위원회(Tom Lantos Human Rights Commission) 공동 의장이다. 위원회는 당시 연방 하원의원이던 톰 랜토스(Tom Lantos)와 존 포터(John Porter)가 1983년 설립한 ‘하원 인권 코커스’가 모체이다. 2008년 연방 하원은 고 랜토스 의원을 추모하는 차원에서 이를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하원 정식 조직’으로 승인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이후 인권위원회는 민주·공화 양당의 하원 지도부가 지명하는 8명의 집행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그는 미국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CECC)’ 위원직을 맡고 있다.
맥거번 의원은 중국 측의 제재 조치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다.”라고 일축하면서 “명예로운 훈장으로 삼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만약 중국 지도자들이 자국의 끔찍한 인권 기록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들은 그들의 끔찍한 인권 기록을 개선해야 한다. 티베트인에 대한 탄압을 끝내고, 신장에서의 집단 학살을 끝내며, 홍콩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한 탄압을 끝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