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리올림픽이 개막했다. 크고 작은 헤프닝도 끊이지 않는다. 개막식에서 주최 측은 ‘대한민국(ROK)’ 선수단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선수단으로 소개했다. 한국선수단은 항의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식 사과했다.
국가의 대표 상징 ‘국기(國旗)’ 사용 관련 갈등도 끊이지 않는다. 중화민국(대만) 국기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滿地紅旗)’ 사용도 공식 불허됐다. 공식 게양뿐만 아니라 ‘청천백일’ 문양이 들어간 각종 장식 사용도 금지됐다.
영문 ‘타이완뉴스(Taiwan News)’, 중문 ‘연합보(聯合報)’, 인터넷망 연합신문망(UDN) 등 대만 매체들은 파리올림픽에서 자국 국기 사용 불허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이들은 “올림픽 경기장 관계자들은 관중, 취재진의 소형 깃발, 가방 부착 국기 패치, 페이스 페인팅 등 전반에 걸쳐 청천백일 문양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요청에 불응할 경우 입장권을 소지해도 강제 퇴장 시킬것이라는 압력도 받았다.”고도 했다.
타이완뉴스는 관련 규정에 대하여 “경기장에서 대만 국기가 금지되는 것과 관련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올림픽 정책은 입장권 규정에 참가국·지역의 공식 깃발만이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스페인 바스크 지방, 중국 티베트, 캐나다 퀘벡 등 독립을 추구하는 개별 지역의 상징 깃발 등은 엄격히 금지된다.”고 예를 들었다. 대만 관련해서는 “‘중화타이베이(中華臺北·Chinese Taibei)올림픽기’만 사용이 허가 된다.”고 덧붙였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후 새로운 국제질서 조직을 위해 1945년 창설된 유엔(UN·국제연합)에 ‘중화민국(中華民國·ROC)’은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현 러시아)과 더불어 창설 멤버로 참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 지위도 부여받았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중화민국 정부가 패배하여 대만섬으로 천도한 후에도 유엔 회원국,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를 유지했다.
1971년 10월, 유엔 총회 제2758호 결의에 의하여 ‘대만의 중화민국(中華民國在臺灣)’ 정부는 유엔에서 퇴출됐다.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도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으로 넘어갔다. 이후 유엔 산하기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서도 연이어 퇴출됐다.
1979년 IOC총회에서 대만은 종전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는 정식 국호, ‘대만(Taiwan)’이라는 통용 국호 대신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IOC 재가입이 의결됐다. 이후 CT(중화타이베이) 국호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중화민국국가(中華民國國歌)’ 대신 ‘중화민국국기가(중화타이베이올림픽위원회가)’를 제창하고, 청천백일만일홍지기 대신 ‘청천백일’ 문양에 올릭픽의 ‘오륜’ 도안을 합친 ‘중화타이베이올림픽기’를 게양해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대만 국기 사용을 둘러싼 갈등은 끊이지 않는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런던 시내 중심가에 만국기가 걸렸다. 그중에는 대만 공식 국기 청천백일만지홍기도 포함됐다. 주영국 중국대사관 등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에 “런던 거리에 부적절한 국기가 걸려있다.”며 철거를 요구했고, 조직위원회는 이를 수용하여 대만 국기를 철거했다. 자국 국기 철거 소식으로 대만 여론이 들끓었다.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어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을 중국의 ‘나눌 수 없는 일부분이다.”라고 주장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대만 관련 공식 국기, 국가, 관련 상징물 사용을 허가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에도 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