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체제 인사들, 올림픽 열리는 파리서 산발적 시위

해외에 머물고 있는 중국 반체제 인사들이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29일(현지시각)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중국인들 대부분이 오성홍기를 흔들며 중국팀을 응원했지만 일부는 중국 공산당의 인권 침해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에 반대하는 중국계 이민자 류페이룽과 첸윈은 열광하는 군중 틈에 섞였지만 중국팀을 향해 환호를 보내는 대신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인 루사예(59)를 겨냥한 메시지를 전파하려 했다.
루사예 대사는 중국 공산당의 대표적인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관이다. 그는 대만 정부를 “중국이 언제든 전복할 수 있는 반군 정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프랑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구소련 지역 국가들은 주권이 없다’며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발언으로 유럽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류페이룽과 첸윈이 든 현수막에는 “류사예와 중국 공산당이 진짜 반군 정권”이라고 적혀 있었고 올림픽 열기에 휩싸인 사람들에게 이들의 활동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해외에 정착한 중국 반체제 활동가들은 계속 항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두 사람은 실제로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박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중국 남부 광둥성 출신인 류페이룽은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일에 대한 두려움을 겪다가 “더 큰 자유”를 위해 2021년 중국을 떠나 네덜란드로 거처를 옮겼다.
학창 시절 ‘공식 역사관’에 의문 제기했다가 가족이 괴롭힘
첸윈은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가르치는 중국 공산당의 역사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가 퇴학을 당한 이후 경찰과 지방당국으로부터 가족이 괴롭힘을 당했다. 그는 ‘정신 질환자’로 낙인이 찍혀 일상 생활에 큰 제약을 받았고 감시와 추적 속에서 언제든 체포될 수 있다는 공포감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물리적으로는 중국을 떠났음에도 중국 공산당의 ‘손길’에서 완전히 벗어날 순 없었다고 했다. 지난 5월 류페이룽의 한 중국계 동료는 파리를 방문한 시진핑에게 항의한 다음 날, 중국에 사는 그의 친구와 친지에게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이 찾아와 위협을 가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은 중국에 남은 지인들의 안전을 위해 그들과의 연락을 완전히 끊어야 했다.
이러한 ‘고립’과 ‘단절’은 꼭 반체제 인사들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중국 대표팀 선수들은 당국의 사전 승인 없이는 외부 언론과의 접촉이 금지됐다.
RFA는 복수의 중국 대표팀 선수들과 인터뷰를 시도했다가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 선수단이 공산당 관영매체인 CCTV나 신화통신 외에는 원천적으로 인터뷰가 금지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나가는 것을 차단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한 조치로 매체는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