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주일미군 통합사령부 창설 합의…“中 위협 최대 과제”

미국과 일본, 도쿄서 외교·국방장관 간 2+2 회담
미국과 일본이 주일미군 통합사령부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28일 미국과 일본은 도쿄에서 외교·국방장관 회담(2+2 회담)을 열고 기존 군사지휘체계 개편과 미국의 일본 미사일 생산 증산 계획 등을 발표했다.
양국은 또한 대만해협 정세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주일미군 통합사령부를 창설한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회담에 참석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번 지휘 체계 업그레이드는 주일미군 창설 이래 가장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며, 지난 70년에 걸친 일본과의 군사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개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러한 새로운 전투 능력과 책임(협정)은 우리의 공동 억제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있어서 억제력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이어 “중국은 강압적인 행동을 통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만 주변 지역의 현상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심도 깊은 협력은 “지역과 글로벌 안보를 위협한다”고도 했다.
일본 외무대신(외교장관) 가미카와 요코 역시 이번 군사지휘체계 개편이 중국 공산당의 도전에 맞서기 위한 것임을 시사했다. 오쿄 장관은 “규칙을 기반으로 하고 자유와 개방의 정신을 담고 있던 (세계의) 국제 질서가 그 핵심까지 도전을 받았다”며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현재 일본에 5만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번에 창설하기로 합의한 주일미군사령부는 미군 기지 관리를 주요 임무로 하면서도 상당한 지휘권을 위임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외교 정책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국의 이익을 희생하고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시도”라고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는 인도 태평양에 대한 위협”이라며 “현재 이 지역과 그 외 지역이 직면한 가장 큰 전략적 과제”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군사지휘체계 업그레이드에 관해 “평시 및 비상시 합동작전에서 (양측) 상호협력 심화를 촉진”하고 “정보 조화, 감시, 정찰,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는 것”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이번 회담에서 새로 부임할 주일미군 사령관에 4성 장군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3성 장군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스틴 장관은 이에 관한 질의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며 향후 협상을 이어가면서 조정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주된 관심이 몰리면서 남중국해 등 아태 지역에서의 중국의 군사적 패권 확장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경계심이 저조한 편이다. 서해 어업, 한한령의 원인이 되기도 한 사드 배치 등을 제외하면 공산주의 중국과 맞부딪칠 부분이 적은 것도 이유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이 지역에서 현상 변화를 시도하는 중국의 시도에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본은 최근 미국, 한국과의 합동 군사작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방위산업도 지속적으로 강화 중이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최근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했으며, 지난 12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느라 줄어든 재고를 보충하려는 미국의 요청으로 지대공 미사일 요격미사일(PAC-3)을 생산해 수출하기도 했다.
이날 양국 장관들은 일본의 대미 PAC-3 요격 미사일 수출을 더욱 늘릴 것이며, “향후 공격 억제나 중요한 곳에 사용하기 위해” 첨단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공동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역할은 주로 미국의 무기 공급을 지원하고 인도 태평양에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일본 관리들은 새로운 협정이 일본의 방위 산업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미일의 군사적 밀착과 일본의 방위 산업 강화 추세는 유럽의 위기 고조 속에서 K방산으로 불리며 수출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는 한국 방산산업에도 시사점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