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다음 주 회의에서 9월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할 듯

강우찬
2024년 07월 27일 오후 3:47 업데이트: 2024년 07월 27일 오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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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PCE 가격지수에서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다음 주 열릴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9월 기준 금리를 시사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며 26일(현지시각) 연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완화했다는 증거를 확보했고 이를 근거로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0%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날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하고 전월 대비 0.1% 상승했으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기준금리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며 통화량을 감소시켜 왔다. 통화정책을 긴축 쪽으로 실행해 온 것이다.

연준은 이러한 통화정책의 목표가 달성됐는지 판단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는 PCE 가격지수에 주목한다. 물가 정보를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6월 미국의 PCE 가격지수는 모두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었으며, 물가가 차츰 둔화하는 추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금리 인하 단행 시점을 두고 ‘인플레이션이 연 2.0%라는 목표치에 지속 가능하게 가까워지고 있는지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PCE 가격지수가 연준이 제시한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인용해 현재의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를 볼 때 7월 FOMC 정례회의(30~31일) 때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렵지만 9월 회의 때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쌓여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시장 전문가 설문조사를 인용해 비슷한 예측을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 4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은 연준이 7월 말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면서도, 4분의 3은 이번 7월 회의를 9월 금리 인하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인하 가능성을 90% 이상 확률로 예상해 왔으며, 이날 상무부의 데이터 발표 이후 이러한 예상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다른 한 가지 변수는 정치적 요인이다. 금리가 인하되면, 현재 대출 이자를 갚고 있는 주택 소유자,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구매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따라서 수년간 높은 금리를 유지한 연준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현 집권당인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11월 대선 전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것은 대선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아직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경기 회복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덧붙였다.

미국 대선 투표일은 11월 5일이다. 연준 FOMC 정례회의는 7월과 9월로 예정돼 있고 그다음 회의는 대선 직후인 11월 8일 열린다. 이에 공화당에서는 연준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려면 대선이 끝난 후인 11월 8일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은 금리와 관련해 연준의 독립성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