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격범, 사격클럽 기록 없어…괴롭힘도 사실 무근”

남창희
2024년 07월 24일 오후 3:01 업데이트: 2024년 07월 24일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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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모교 소속 교육당국, 언론 보도 전면 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총격범으로 지목된 토마스 크룩스(20)가 사격클럽 회원이 아니었으며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크룩스의 모교인 베썰 파크 교육구는 20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기록을 정정한다”며 크룩스에 관한 그간의 언론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성명에 따르면 크룩스는 베썰 파크 고등학교 졸업생인 것은 맞지만, 교내 사격클럽 회원이 아니었으며 입단 테스트를 받은 기록도 없다. 이는 그가 ‘사격클럽 회원이었다’, ‘1학년 때 입단 테스트를 받았으나 성적이 나빠 탈락했다’는 보도 내용과 배치된다.

또한 성명은 사격클럽 코치가 크룩스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했으며 비공식적으로 연습에 참가했을 수는 있지만, 공식 기록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육구는 크룩스가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오해”라고 밝혔다.

NBC는 크룩스의 전 동급생들을 인터뷰해 ‘(크룩스가) 혼자 점심을 먹고 매일 괴롭힘을 당했다’고 보도했었다.

하지만 크룩스는 학업 성적도 우수했고 학교도 잘 다녔으며 괴롭힘이나 위협 등 문제가 될 만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게 교육구 측의 발표 내용이다.

성명은 “크룩스는 조용하지만 밝은 청년으로 알려졌고 교사나 급우들과도 대체로 잘 지냈다”며 크룩스가 학교 측을 위협했다는 언론 보도에 관해서도 “크룩스와는 무관한 다른 학생과 관련된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조용하고 모범적인 학생”이라는 교육구 평가는 ‘괴롭힘을 당했다’는 부분만 제외하면 기존 언론보도와 일치하는 대목이다.

핸드폰, 소셜미디어에도 단서 없어…범행 동기 미궁

크룩스는 지난달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카운티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당시 연설대에서 약 120m 떨어진 인근 공장 지붕에 올라가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윗부분을 다쳤으며, 유세 참석자 1명이 죽고 다른 2명이 다쳤다.

크룩스는 총격 직후 현장을 경호하던 미 비밀경호국 저격수의 대응 사격에 사살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지만, 크룩스가 현장에서 사살되면서 조사는 난항에 빠져 있다.

FBI는 크룩스의 소셜미디어와 핸드폰 2대, 컴퓨터를 수색했지만 범행과 관련될 만한 정치, 이념 성향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단독 범행 쪽에 무게를 두면서도 그의 자세한 이념 성향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크룩스가 수업 중 토론 시간에 진보 성향 학생들 속에서 보수 편을 들었다는 동창생도 있었으나 NYT 등 언론은 크룩스가 정치 전반에 대해 혐오를 가지고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한편, 크룩스는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2022년 광고 영상에 짧게 등장한다.

이 때문에 블랙록은 총격 사건 이틀 뒤인 지난달 15일 이 사실을 인정하고 “광고 배포를 중단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블랙록은 암살 시도를 “혐오스럽고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