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트럼프 이길 후보’ 인선 착수…공화당 “달라지는 것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석 달여 앞두고 후보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민주당이 차기 후보 인선에 돌입했다.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내달 전당대회 전까지 빠르게 후보 선정을 마무리 짓고 당 안팎의 표심을 결집하는 일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반면, 공화당은 “달라질 것은 없다”며 기존의 선거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21일(현지시각)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제이미 해리슨은 성명을 내고 “이길 수 있는 후보와 함께 단합된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슨 위원장은 “조만간 미국인들은 민주당으로부터 다음 단계와 지명 절차의 진행 경로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은 당의 확립된 규칙과 절차에 의해 관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며 사퇴를 선언하고 다음번 민주당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사퇴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 X)에 성명을 발표해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공식 후보로 선출돼 이번 선거에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력인사들, 연이어 해리스 지지 선언
민주당에서 바이든의 뒤를 이을 대선 후보로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도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 미시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먼, 일리노이 주지사 J.B. 프리츠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시 샤피로 등이 언급된다. 이 밖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거론된다.
일단 가장 먼저 포착되는 움직임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한 해리스로 결집하는 모습이다.
바이든이 중도 하차할 경우, 후임자로 발탁될 유력 후보군의 하나로 손꼽혀 온 뉴섬 주지사는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해리스를 “터프하고 두려움이 없고 끈기가 있다”며 “더 나은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해리스를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차기 후보로 여겨진 뉴섬 주지사의 해리스 선언은 민주당이 해리스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로 여겨진다.
민주당의 떠오르는 인기 정치인 샤피로 주지사 역시 해리스 지지 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는 우리의 지지를 받을 만한 애국자”라며 “해리스 부통령 뒤에서 신속히 단결하고 대선 승리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고 다른 당원들의 해리스 지지를 촉구했다.
테네시주의 민주당 대의원 70명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선출에 참가할 테네시 대표단은 “오늘 회의에서 (해리스) 지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 소속 주 대표단의 해리스 지지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후보와 당내 경선에서 경쟁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해리스를 지지했다. 워런 의원은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지명 가능성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또한 민주당 내 급진좌파 그룹을 이끌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도 해리스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일부 인사들은 지지 의사 안 밝혀…민주당 “절차 따를 것”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에 찬사를 보이면서도 해리스 지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은 민주당 인사들도 있었다.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의 한 명인 휘트머 주지사는 후보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찬사와 함께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면서도 해리스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다.
바이든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바이든)는 또 한 번 국가와 당, 우리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만 밝혔다.
다른 의원들도 신속한 대선 후보 지명 절차에 대해 동의를 표명하면서도, 차기 후보에 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화당 “해리스도 바이든 정부 실패에 책임, 전략 그대로”
공화당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공화당 전국위 마이크 와틀리 위원장은 이날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퇴진이 (민주당) 후보 경선을 뒤흔들 수는 있지만, 공화당의 핵심 전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틀리 위원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되더라도 그녀가 현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인물이라는 점에서 정권 심판론을 피해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해리스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실패에 대해 대답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비전과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 경제 회복,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위상 회복 등의 정책 제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조(바이든 대통령)가 경선을 그만뒀기 때문에, (다음번) 토론은 폭스뉴스에서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대선 TV토론 일정은 바이든 캠프에서 지난 5월 정한 것으로 폭스뉴스와 MSNBC는 토론 주최 방송사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