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이틀째 대북 확성기 전면 가동…북한은 오물풍선 중단

남창희
2024년 07월 22일 오전 11:23 업데이트: 2024년 07월 22일 오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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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맞서 최전방에 설치된 모든 고정식 대북 확성기를 이틀째 동시 가동하고 있다.

2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은 이날 오후 10시까지 약 16시간 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대북 방송은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내용에 케이(K)-팝 등 한류 문화가 곁들여진다. 이날 방송에는 최근 북한 외교관의 탈북,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지뢰 매설 도중 폭발 사고로 북한군 다수가 사망했다는 소식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통제가 엄밀한 북한에서 주민들이 알기 힘든 소식이 담긴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을 상대로 한 심리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3대 세습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군과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진실 그 자체가 막강한 효력을 발휘한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우리 군의 이번 대응은 북한이 자초한 일이다. 전날 북한은 오물 풍선을 살포했고 우리 군은 “북한군이 자행하는 전선 지역에서의 긴장 고조 행위는 오히려 북한군에 치명적 대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전면 확대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가동하면서 장시간 연속 방송하는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때였던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대북 확성기를 철거했으나, 올해 6월 북한이 오물 풍선을 살포하자 후임 윤석열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북 확성기 방송은 서부·중부·동부 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를 시간대별로 나눠 방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탈북 외교관에 따르면 북한 내부 동요는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모든 전선에서의 동시 대북 방송으로 북한 군과 주민들의 동요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확성기 가동 뒤인 전날 오후 8시쯤 오물 풍선 살포를 멈췄으며 22일 오전까지 풍선 살포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대북 확성기 방송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우리 군은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이어가거나 다른 형태 도발에 나설 경우 고정식뿐 아니라 이동식 확성기까지 동원해 방송 전달력을 더 높이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현재 군은 전방 지역에 고정식 24개와 이동식 16개 등 모두 40개의 대북 확성기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