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설 일축…“투표에서 이길 것, 내주 유세 복귀”

2024년 07월 20일 오후 2:06

NYT·NBC 등 일부 매체, 바이든 ‘결단’ 고려 중 보도했지만…
바이든 19일 소셜미디어에 성명, 캠프 측도 “근거 없는 추측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에 선거운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주에 다시 선거 운동에 복귀해 도널드 트럼프의 ‘프로젝트 2025 아젠다’가 가진 위협을 계속 폭로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2025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전문가와 작성한 정책 제안이 담긴 문건이다. 트럼프는 이와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이와 동시에 내가 걸어온 길과 미국에 대한 비전, 즉 민주주의를 구하고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창출한다는 비전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많은 것이 걸린 만큼 선택은 분명하다. 우리는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대선 완주 의지’는 현재 민주당 안팎의 ‘바이든 사퇴론’과 맞물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 앤드류 베이츠는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성명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방송 토론 이후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민주당 의원 수십여 명이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외 순방 일정과 감기 등으로 인해 컨디션이 저조했을 뿐이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사퇴 요구는 그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퇴 요구는 지난 18일 민주당 취약 지역인 몬태나주 상원의원 존 테스터의 성명이었다. 테스터 의원은 “그의 공직과 국가에 대한 헌신에 감사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상원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은 피터 웰치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웰치 의원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사설에서 “국가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경선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이지만, 그의 후보 지명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거쳐 선출돼야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민주당에서 바이든 사퇴 요구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그는 우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미국 대통령 중 한 명”이라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비전과 실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오랜 측근이자 대선 캠프 공동의장인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도 19일 한 포럼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물리칠 가장 적합한 후보가 누구인지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트럼프와 싸울 가장 강력한 선택은 바이든”이라는 말로 바이든 지지를 거듭 확인했다.

오는 11월에는 대선뿐만 아니라 6년 임기의 상원 100석 중 34석, 하원 전체와 11개 주 주지사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바이든의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올해 경합이 치열하거나 상황이 어려운 지역구 소속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자신의 생존과 직결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전 라스베이거스 일정을 소화하던 중 취임 후 세 번째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델라웨어주의 별장에서 휴식기를 갖고 있다.

이틀 만인 19일 백악관 주치의 케빈 오코너 박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기침 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4차례의 팍스로비드 투약 치료를 받은 후 많이 좋아졌다며 혈압도 정상이고 혈액검사와 기타 검진에서도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상적으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뉴욕타임스(NYT)와 NBC 등 일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사퇴 요구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결단이 임박한 듯 보도했으나, 바이든 캠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캠프 대변인 T.J 덕로는 18일 X에 올린 글에서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캠프 선대위원장인 젠 오말리 딜론 역시 이날 MSNBC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통령 스스로 여러 차례 언급했듯, 그는 이기기 위해 출마한 우리의 후보”라며 선거 캠프가 존재하는 이유는 접전의 상황에서도 싸워 이기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초 다음 주부터 바이든의 후보 확정을 위한 화상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상원의원이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투표 일정을 일주일 연기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규칙 위원회는 화상 투표는 빨라도 8월 1일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 이 기사는 제이컵 버그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