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中 공산당 3중 전회 폐막…“중국식 현대화·국가안보” 강조

강우찬
2024년 07월 18일 오후 7:43 업데이트: 2024년 07월 18일 오후 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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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속에 ‘깜짝 해법’ 제시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18일 폐막했다.

공산당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발표한 폐막 성명에서는 이렇다 할 개혁안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안보에 대한 언급들이 눈에 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과 주민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여전히 정권 안정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3중전회 성명에 따르면, 공산당 20기 중앙위원들은 ‘진일보한 전면적 개혁의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채택했다.

시진핑이 공산당 총서기 집권 후 추진해 온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하는 성공적인 실천과 위대한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더욱 전면적인 개혁을 위해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위대한 성과를 내세우기에는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올해 2분기 중국 경제는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4.7% 성장률에 머물며 연간 목표치인 5%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3중전회 성명에는 “성공적인 실천”, “위대한 성과”, “전면적인 개혁” 등 미사여구로 가득했다.

또한 성명은 “현재와 앞으로가 강대국 건설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데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중국식 현대화로 국가를 부흥시키고 민족을 부흥시킬 큰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경제 침체를 초래한 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시진핑 10년 “위대한 성과” 평가…정책 기조 유지 확인

오히려 “광활한 전망이 열릴 것”이라며 “복잡한 국제와 국내 정세,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과 산업 변혁, 인민의 새로운 기대에 직면해 개혁을 더욱 중요한 위치에 놓고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고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 유럽의 압박, 동남아 국가들의 공동 연대 등 공산주의 중국을 포위하고 있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치솟는 청년 실업률, 가라앉는 부동산,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 부실이 심각한 중소은행에 대한 위기감은 감지되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2035년까지 ‘고급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완성하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를 더욱 완벽하게 완성한다”며 이번 전체회의에서 제시한 개혁과업을 “중국 공산당 창당 80주년이 되는 2029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혁개방을 후퇴시켰다는 비판에 따른 정책 수정의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성명에서 ‘장밋빛 미래’만 제시한 것은 아니다. 현재 부족한 부분들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중국식 현대화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반”으로서의 “국가 안보”였다.

‘중국식 현대화’ 위한 기반으로 안보·치안 강화 선언

성명은 “국가안보 전반 이념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국가안보 수호 체계와 메커니즘을 완비해”, “고품질 발전과 수준 높은 안보 간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실현함으로써 국가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 시스템 개선 ▲치안 관리 메커니즘 개선 ▲사회 관리 시스템 개선 ▲대외 국가 안보 메커니즘 개선을 내세웠다.

중국에서 말하는 국가 안보는 흔히 사회 통제와 연결된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은 철저한 국민 감시 시스템도 치안과 사회 관리, 국가 안보를 위해 도입된 솔루션이다.

중국 공산당은 1949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의 유일한 집권정당으로, 선출에 의한 지도부 교체 없이 모든 국가권력을 장악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가 안보가 부족하다고 이번 3중전회 성명에서는 주장했다.

신화통신 성명은 3중전회 결과를 요약한 문건에 해당한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19일 오전 열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된다. 현재까지는 경제 분야에서는 특출난 해법 제시를 기대하기 어렵고 기술 개발을 통한 미국과의 주도권 다툼, 정권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공산당에 비판적인 평론가들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 17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개혁개방에는 방향과 입장, 원칙이 있으며 서구의 이론과 관점을 우리 자신에게 적용할 수 없다”는 시진핑의 발언을 인용했다. 서구가 원하는 방향의 개혁개방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신화통신 보도에서는 경제 해법 외에 관심을 모았던 인사 변화도 발표됐다.

친강 전 외교부장의 사직서가 수리돼 당 중앙위원에서 해임됐다. 부패 혐의로 낙마한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과 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원(사령관)도 당적이 박탈됐다. 이를 두고서도 본질은 반부패가 아닌 정권 안정을 위한 군부 반대세력 숙청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