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격 사건 기사에 무슨 일? 머스크 “기성 언론은 선전 도구”

한동훈
2024년 07월 16일 오후 8:02 업데이트: 2024년 07월 16일 오후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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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사건 헤드라인 캡처 이미지 공유하며 “민중의 목소리 대변하는 건 엑스”

미국의 기성 언론이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비판해 온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또 한 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머스크는 14일(현지시각) 트위터에 “기성 언론은 완전한 선전 기계”라며 “엑스( X·구 트위터)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글과 한 트윗을 공유했다(링크).

해당 트윗에는”아직도 기성 언론을 믿는 친구가 있다면, 엑스링크를 공유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미지 한 장이 첨부됐다.

이 이미지는 지난 13일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한 미국 주류 매체의 초기 보도 헤드라인을 캡처한 것으로, 매체들이 뽑은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집회에서 큰 소음이 들린 후 호위받으며 퇴장(Trump escorted away after lout noises at Pa. rally)” – 워싱턴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집회 도중 군중 속에서 큰 소리 울리자 비밀경호국 호위하에 무대 밖으로 퇴장(Donald Trump escorted off stage by Secret Service during rally after loud noises ring out in crowd)” – ABC

“비밀 경호국, 펜실베이니아 집회에서 폭발음 들리자 트럼프를 무대 밖으로 밀어내(Secret Service rushes Trump offstage after popping noises heard at his Pennsylvania rally)” – NBC

“도널드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집회에서 부상당한 후 분노로 대응하는 지지자들(MAGA)(MAGA Responds With Outrage After Donald Trump Injured at Pennsylvania Rally)” – 뉴스위크

“트럼프, 큰 소음에 군중들 놀란 이후 비밀경호국에 의해 무대에서 물러나(Trump removed from stage by Secret Service after loud noises startles former president, crowd)” – USA투데이

“비밀경호국, 집회에서 넘어진 트럼프 무대 밖으로 밀쳐내(Secret Service rushes Trump off stage after he falls at rally)” – CNN

미국 기성 언론의 도널드 트럼프 총격 사건 보도 기사를 전한 일론 머스크의 엑스 게시물 | 엑스 화면 캡처

이후 CNN 등은 총격, 피습, 암살 시도 등의 용어를 사용한 기사를 발행했다.

그러나 초기 보도 기사를 본 미국인들 사이에서 ‘왜 총격이란 단어가 없는 거냐’, ‘분명 총소리가 들렸다’, ‘습격당했다는 내용이 없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야후 뉴스에서 USA 투데이의 해당 기사를 본 한 이용자는 “몇몇 뉴스 매체들은 트럼프가 넘어지거나 큰 소음에 놀란 것처럼 보도했다”며 “공정한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암살 시도라는 것은 매우 분명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소유주가 여론 호도”

반론도 제기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14일 자 기사를 통해 “엑스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파 기술·기업 리더 그룹”이 트럼프 총격 사건에 대해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머스크가 총격 사건을 이용해 트럼프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꾸며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 애틀랜틱은 머스크의 비판을 “반쪽짜리”라며 “펜실베이니아 총격 사건 이후 몇 분 동안 뉴스 매체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기자들은 추측과 사실을 구분했으며 그에 따라 큰 소음이 발생하고 트럼프가 넘어졌으며 비밀경호국의 호위를 받으며 무대에서 퇴장한 ‘팩트’만 보도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한 워싱턴포스트, ABC 같은 언론들이 처음에는 “큰 소음”이라고 보도했으나 이후 더 많은 정보를 입수하면서 몇 분만에 “총성”으로 표현을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CNN만은 제목이나 큰 소음에 대한 언급 없이 트럼프가 넘어졌다고만 보도함으로써 한동안 오해를 일으키긴 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CNN이 이후 총격 사건에 관한 여러 편에 기사에서 ‘암살 시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머스크는 이와 같은 디 애틀래틱의 반론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성 언론을 비판한 그의 엑스 게시물은 이틀 만에 60만 개 이상의 ‘좋아요’와 2만 4천 개의 댓글이 달리며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엑스 이용자들은 머스크가 옛 트위터를 인수해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주지 않았다면 기성 언론들과는 다른 견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과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등 미국의 주요 소셜미디어에서는 트럼프를 비롯해 보수·우파 성향 인사들이 부당한 검열을 당하고 있다는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기성 언론들 역시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난 여론이 가열돼 왔다. 한 엑스 이용자는 머스크의 트윗 댓글에 “총격 사건 이후 가장 먼저 엑스를 켰다”며 좌파 주류 매체에 대한 불신감과 함께 엑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머스크는 15일 “어제 전 세계 엑스 사용량이 4170억 유저 초(user-seconds)를 기록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며 “미국에서는 이전 기록인 760억 유저 초보다 23% 많은 930억 유저 초를 기록했다. 단 하루 만에”라고 밝혔다.

유저 초는 머스크가 제시한 개념으로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용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용자의 초당 참여도를 나타낸 것으로 봇(Bot·자동화된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가장 정확한 이용량을 나타낸다는 게 머스크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