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닝메이트로 ’39세 입지전적 인물’ 밴스 의원 지명

가난한 백인 가정서 태어나 해병대 근무 후 예일대 로스쿨 졸업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 자신과 함께 출마할 러닝메이트 겸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상원의원을 15일(현지시각) 지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 공식 계정을 통해 “오랜 숙고와 고민 끝에,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의 엄청난 재능을 고려한 끝에”라고 운을 뗀 후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공화당의 대선 후보와, 대선 후보가 지명한 부통령 후보에 대한 구두 투표가 이뤄진다. 투표는 첫날 진행되며,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대선 후보의 수락 연설로 행사가 마무리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발표하면서 해병대에서 복무하고, 오하이오 주립대학을 2년 만에 수석 졸업해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기술과 금융 분야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이력을 소개했다.
특히 밴스 의원이 쓴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를 언급하며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인기를 끌고 “열심히 일하는 미국의 남녀를 대변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힐빌리는 가난한 백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지만, 이 책은 밴스 의원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성공하기까지의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가 대표하는 미국의 백인 노동계층의 정서와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도 평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 점에 주목한 듯 이제부터 선거 운동 과정에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 주 등 여러 곳의 노동자와 농민들에 힘 있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인 노동자와 농민들을 “(삶을 위해) 훌륭하게 싸워 온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이번 부통령 발표는 그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미국의 노동자와 농민들의 삶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으며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하지만 기득권층으로부터 소외당하며 좌절을 맛본 사람들의 대변자’라는 초심을 잃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78세로 고령인 트럼프에 비해 39세라는 젊은 나이도 밴스 의원의 장점으로 부각된다. 불과 이틀 전 발생한 암살 시도 사건의 충격 속에서, 젊고 건장한 밴스 의원은 대선 후보가 어떠한 이유로든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될 경우 대통령직을 수행할 준비된 인물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밴스 의원은 2016년 대선 때만 해도 트럼프의 이민 정책 등을 비판하며 그를 히틀러에 비유하기까지 한 반(反)트럼프 인사였다. 그러나 트럼프 4년을 거치며 달라졌다. 2020년 대선 때는 트럼프를 지지했고 2022년 중간선거 때는 “그는 폭도들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내 인생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극찬했다. 그리고 트럼프의 지지에 힘입어 그해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동안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목할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밴스 의원을 포함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팀 스콧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다 주지사 등 4명이 물망에 올랐다. 트럼프는 지난 수개월 동안 부통령 인선을 철저히 비밀에 감추며 관심을 유도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조 바이든 대선 캠프는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가 결정되자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캠프는 “도널드 트럼프는 러닝메이트로 J.D. 밴스를 선택했다. 1월 6일 마이크 펜스가 하지 않았던 일, 즉 법을 어기고 미국 국민에게 해를 끼치더라도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매가(MAGA) 의제를 실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했다.
밴스 의원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결정되면서, 양측 부통령 후보 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러닝메이트는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다. 밴스 의원과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23일 혹은 다음 달 13일에 열릴 부통령 후보 토론에서 맞붙게 된다.
* 이 기사는 재니스 아일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