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 “중·러 파트너십 우려…중국, 우크라 전쟁 조력자”

공동성명 채택…사무총장 “중국의 전쟁 책임 명확히 밝힌 것은 최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러시아와 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의 강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10일(현지 시각) 나토 창립 75주년을 맞아 미국 워싱턴DC에 모인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결정적인 조력자(decisive enabler)”라고 규정했다.
정상들은 나토 정상회의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벨라루스 등의 활동이 글로벌 및 지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면서, 중국을 지목해 이같이 비판했다.
성명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은 이른바 무제한 파트너십과 러시아 방위산업 기반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전쟁을 결정적으로 가능하게 했다”며 “이는 러시아가 인접 국가와 유럽-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위협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토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국으로서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지지해야 할 특별한 책임을 가진 중국에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모든 물질적, 정치적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상들은 또한 “중국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체계적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허위 정보 유포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 ▲하이브리드 활동(정규전과 비정규전을 포함한 인프라 공격)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이 “강압적 전술로 동맹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 “회복력과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나토는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 심화가 “나토의 가치와 이익에 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의 소국인 리투아니아는 대만과 협력을 강화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전방위적인 경제 제재를 받았지만 밀리지 않고 맞서며 유럽의 대중 강경 정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리투아니아 경제 제재는 동맹을 분열시키려는 중국의 시도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중국의 러시아 지원은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중대한 전략적 전환”이라고 지적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32개 나토 회원국 모두가 이 문구에 동의했다”며 “세계 경제의 50%를 대표하는 기관(나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책임을 이렇게 명확하게 정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고 닛케이 아시아는 전했다.
나토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부품과 장비, 원자재 등 민간과 군용을 오가는 이중 용도 물자를 지원해 러시아의 국방 능력을 지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나토 정상들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지도자와 만나 인도·태평양의 안보 현안과 협력 방안에 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인도·태평양의 발전은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무인 항공기 등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북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는 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