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기업 출신 中유학생, 美 해군시설 ‘드론 촬영’ 혐의 인정

프랭크 팡
2024년 07월 10일 오후 4:01 업데이트: 2024년 07월 10일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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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에 드론 추락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에게 발각

드론으로 미국 버지니아의 해군 조선소를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이 간첩법에 따른 두 가지 경범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중국 출신 스펑윈(27)은 지난달 미국 버지니아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6건의 간첩법 위반 경범죄로 기소됐다.

지난 8일(현지 시각) 스씨는 2건의 경범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 2건의 경범죄는 드론과 같은 항공기를 사용해 군사 시설을 무단으로 촬영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간첩법 법령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

법원은 스씨가 인정한 경범죄 혐의 2건을 제외한 나머지 4건에 대해서는 모두 기각했다.

스씨는 올해 1월 3일 학생 비자로 드론을 구입했다. 당시 그는 미네소타대 농업 공학 대학원생이었다.

다음 날 그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 타고 버지니아주 노퍽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자동차를 대여했다.

5일 자정 조금 전에 드론을 처음 날렸고,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영국 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스 산하 BAE 시스템스 조선소와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NASSCO) 조선소 주변에서 드론을 날리며 정박 중인 미 해군 함정의 사진을 찍었다.

그다음 날 스씨는 버지니아주 뉴포트 뉴스로 가서 ‘뉴포트 뉴스 조선소(NNSB)’의 주변 상공에 드론을 띄웠다. NNSB는 핵잠수함과 미 해군 차세대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을 건조하는 업체로 유명하며 포드급 항공모함과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

법원 문서에는 “(스씨는) 드론으로 건선거(드라이독)에서 건조 중인 미 해군 함정 사진을 여러 장 더 찍었다”고 쓰여있다. 건선거는 선박을 수리하거나 청소할 때 배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든 구축물이다.

드론은 악천후로 인해 인근 주택가의 나무에 걸렸다. 스씨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주민은 지방 경찰에 그를 신고했다.

경찰은 스씨에게 드론을 되찾으려면 지역 소방서에 연락해야 한다고 고지했다. 그러나 스씨는 드론을 회수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이틀 후인 8일, 주민은 스씨의 드론을 미해군범죄수사국(NCIS)에 넘겼다. NCIS는 미국 해군부 직할 기관으로 해군과 해병대 관련 범죄 수사, 방첩, 대테러 업무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사건 이후 스씨는 미네소타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는 1월 18일 캘리포니아에서 중국행 편도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사법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스씨가 의심받고 있는 각 경범죄는 최대 1년의 실형,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의 벌금형 처벌이 가능하다. 유죄 판결 시 그는 최대 1년의 보호 관찰을 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인 링크드인에서 스씨는 자신을 ‘스타트업 매니저’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중국 10대 명문대 중 하나로 꼽히는 길림대에서 학사 학위를, 미네소타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20년 8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중국 국영 전력회사 국가전망공사에서 근무했다.

본지는 스씨의 변호사와 법무부에 각각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앞서 2020년 6월, 중국인 3명이 플로리다주에 있는 키웨스트 해군 항공기지에 무단 침입해 사진을 촬영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