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튬 배터리 가격, 원자재값 하락과 과잉생산에 반토막

강우찬
2024년 07월 10일 오후 2:28 업데이트: 2024년 07월 10일 오후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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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생산 한동안 지속 전망…전기차 가격에도 영향

중국산 배터리 가격이 원자재값 하락과 과잉생산의 여파로 급락하면서 그 영향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중국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53달러로 51%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평균 가격은 1kWh당 95달러로 중국 평균 가격의 2배에 가까웠다.

가격 하락 요인으로는 우선 원자재값 급락이 꼽힌다. 원자재 가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음극재 비용이 중국의 경우 지난해 초반 50%였으나 올해 들어 30%로 하락했다.

과잉생산도 배터리 가격 하락을 초래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치열한 시장 경쟁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 대량 생산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전기차 수요보다 많은 공급으로 인해 제조업체 폐업이 속출하고 있으나, 과잉생산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리서치 기관인 블룸버그NEF(BNEF)의 배터리 원가 분석에 따르면,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평균 가격은 제조원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제조업체들은 거의 마진을 남기지 못한 채 생존 게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기술 개발 및 제조 공정 개선도 더해진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닝더스다이(CATL)와 전기차 업체 비야니(BYD)는 연구와 생산시설 자동화, 공장 확충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 중이다.

이러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수년간 낮은 배터리 가격이 이어질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초저가 배터리 가격은 자동차 시장 개편에도 영향을 끼친다.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셀 가격이 1kWh 당 50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가격적인 장점에 힘입어 전 세계 도로교통 수단의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에서는 고급형 모델 등을 제외하면 시중에 팔리는 전기차 약 60% 이상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2025~2026년에는 세계 각국에서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가격의 하락이 중국산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중국산 전기차값이 싼 배터리 때문에 저렴한 것만은 아니다.

유럽연합(EU)은 이달 초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기차에 최고 37.6%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중국산 전기차의 싼 가격 뒤에는 외국의 자동차 산업에 피해를 주려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EU 대변인은 “관세 부과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중국 공산당 정권의 부당한 조치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