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떼세요” 영업사원 말대로 했다가 ‘쾅’…中 비야디 추돌 영상 확산[영상]

강우찬
2024년 07월 3일 오후 8:22 업데이트: 2024년 07월 3일 오후 8:22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자율주행 중이던 전기차의 전방 추돌사고 영상이 급속히 확산됐다.

영업사원이 “손 떼고 보라”며 차량의 자율주행 성능에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말이 끝나고 곧 앞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전기차의 텅스(騰勢) 모델 추돌사고 영상이 불티나게 공유됐다.

해당 영상은 전기차 조수석에 앉은 영업사원이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킨 후 운전석에 앉은 고객에게 손을 떼도 된다고 말했다.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고객은 운전대에 손을 댔지만, 영업사원은 괜찮다며 손을 떼도록 했다.

이 영업사원은 “운전대 잡을 필요가 없다”며 “브레이크 밟을 필요도 없고, 장애물이 있으면 저절로 차가 멈출 것”이라며 고객을 안심시켰다.

이후 한동안 차량은 문제없이 주행했지만, 곧 앞쪽 먼 곳에서 신호를 받고 정차 중인 차량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고객은 왼손 손가락으로 앞차를 가리키며 “저 하얀 차를 충돌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영업사원은 “안 그럴 것”이라며 운전자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차와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데도 차량의 속도가 별로 줄어들지 않자, 불안감을 느낀 고객은 “아직도 움직이면 안 되나”라고 물었고 영업사원은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

앞차가 코앞까지 가까워지고 고객이 “충돌한다”며 비명을 지르자 그제야 영업사원은 “브레이크, 브레이크”를 외쳤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은 뒤었다. 차량은 그대로 앞차를 추돌했고 뒷좌석에서 이 장면을 모두 찍고 있던 카메라는 그 충격에 좌석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추돌 사고 후 고객은 “저절로 제동이 걸린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따져 물었고, 영업사원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스스로 제동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고객이 여전히 격앙된 목소리로 “내가 직접 제동했어야 했는데, 당신이 손댈 필요 없다고 했다”고 추궁했고 한동안 침묵하던 영업사원은 큰 소리로 “미안하다, 미안하다. 저도 이럴 줄 몰랐다”며 사과했다.

사고가 발생하긴 했지만, 고객이 막판에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강하게 추돌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 보이지는 않지만, 고객은 영업사원과 대화 이후 앞차 운전자로 추정되는 누군가를 향해 “자율주행차를 몰고 있었는데 추돌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사원은 작은 목소리로 “지금 테스트 나온 자율주행차가”라고 운을 뗀 뒤 더 작은 소리로 “차선에서 추돌사고를 냈다”고 말했다. 영업점에 전화를 걸어 사고를 보고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웨이보에는 “성능을 보여주려 했겠지만 사고가 날 줄은 몰랐을 것”, “예상치 못한 사고”, “영상으로 촬영했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사고 책임을 뒤집어썼을 수도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구매하려다가 영상을 보고 취소했다” “이건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꼬집은 이들도 있었다.

또한 “운전자가 긴장한 상태에서 사고를 피하려고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오히려 자동 제동을 방해해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제조사인 비야디를 두둔하는 듯한 댓글을 쓴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댓글에는 “영상을 보면 마지막까지 차가 느려진 것 같지 않았다”며 “차량 모델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종료 때는 음성 경고가 나오는데 영상에선 이런 경고가 들리지 않았다”고 날카로운 반박 대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BYD 측에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BYD, 화웨이 등 신에너지 차량(전기차, 하이브리드 차 등)으로 인한 사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앞차를 들이받은 화웨이 전기차가 사고 이후 불이 났는데 문이 열리지 않아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화웨이 전기차는 매립식 전동 손잡이가 자동으로 돌출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구조에 시간이 지체되면서 결국 참사가 일어났다.

한편, 중국에서는 전기차 사고와 관련한 부정적 뉴스들이 검열되고 있다. 이번 영상이 삭제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으나 전기차 배터리 자연발화, 사고 후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알리는 네티즌의 게시물과 영상이 강제로 삭제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경제난 속에서 중국의 주요 수출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전기차의 결함에 관한 정보들이 당국에 의해 검열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