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년만에 지폐 디자인 변경…기존 지폐도 계속 유통

강우찬
2024년 07월 03일 오후 1:43 업데이트: 2024년 07월 03일 오후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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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0년 만에 새로운 도안으로 발행된 지폐 3종을 3일부터 사용한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날부터 1조6천억 엔의 새 일본 은행권을 시중에 내보낸다. 새 지폐는 아라비아 숫자가 지폐 중앙에 크게 인쇄돼 외국인이나 시력이 나쁜 사람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폐 변경은 정상적인 교체 주기에 따른 것으로 일본은 위조지폐 방지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20년마다 지폐 도안을 변경해왔다.

새로운 도안이 적용된 지폐는 1천 엔권, 5천 엔권, 1만 엔권이며, 유통량이 적은 2천 엔권은 제외됐다.

기존 지폐는 지난 2022년 9월부터 생산이 종료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사용은 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기존 지폐를 사용할 수 없게 할 경우 ‘새 지폐와 바꿔주겠다’는 사기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있어 계속 사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NHK는 이날 일본 경시청 발표를 인용해 “자택으로 찾아가 기존 지폐를 교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기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새 지폐는 또한 세계 최초로 3D홀로그램 기술이 들어가 보는 각도에 따라 초상화의 방향이 변화하도록 제작됐으며 초상화 속 인물도 교체됐다.

새 1만 엔권에는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메이지 시대 경제 관료 출신의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1840∼1931)의 초상화가 새겨졌으며, 5천 엔권에는 일본 여성 교육의 선구자, 1천 엔권에는 일본 근대 의학의 기초를 다진 인물의 초상이 각각 들어갔다.

이번 지폐 변경은 2019년부터 5년간 준비를 거쳤으며, 금융기관(은행 등)과 슈퍼마켓, 기타 소매점의 자동기기와 호환율은 80~90%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반 음식점이나 음료 자판기의 호환율은 20~30%로 낮아 향후 관련 인프라 개선 비용이 적잖게 발생할 전망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쌓아두고 사용하지 않는 현금이 약 60조 엔(약 5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지폐를 그대로 보유한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화폐 변경으로 쌓인 현금이 소비와 투자에 일정 부분이나마 활용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