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심 잃었다”며 전 국방장관 당적 제명한 中 공산당

탕징위안(唐靖遠)
2024년 07월 01일 오전 11:05 업데이트: 2024년 07월 01일 오후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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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27일 리상푸(李尚福), 웨이펑허(魏鳳和) 등 2명의 전임 국방부장(장관)에 대한 처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27일 중앙군사위가 제출한 ‘리상푸 문제 조사결과 및 처리의견 보고’와 ‘웨이펑허 문제 조사결과 및 처리의견 보고’를 심의 통과시키면서 리상푸와 웨이펑허의 당적을 제명하고 20차 당 대회 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앞서 중국 중앙군사위는 리상푸와 웨이펑허의 군적을 박탈하고, 육군 상장(대장) 계급 및 로켓군 상장 계급을 취소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앙군사위 기율위·감찰위는 지난해 8월31일 리상푸의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상푸는 △정치 기율을 엄중히 위반하고  △정치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조직 심사(조사)에 저항하고 △조직 기율을 위반해 본인과 타인을 위해 인사상 이익을 도모하고 △직위를 이용해 거액을 수수하고 △부당한 이익을 위해 뇌물을 공여한 죄를 저질렀다. 군 기율위는 “리상푸는 군수 분야 정치 생태와 업계 풍토를 오염시켰고, 당의 사업과 국방건설에 큰 손상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군 기율위는 리상푸의 조사를 시작한 지 1개월여 만인 지난해 9월 21일 웨이펑허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2018년 6월 27일, 웨이펑허 당시 중국 국방부장(가운데)이 베이징 바이(八一)빌딩에서 짐 매티스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사진에 없음)과 회담하고 있다. | Mark Schiefelbein/Pool/AFP via Getty Images/연합

웨이펑허에게 부여한 죄목는 △정치 기율을 엄중히 위반하고 △정치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조직 심사에 저항하고 △조직 기율을 위반해 타인의 인사 이익을 도모하고 △뇌물을 수수하고 △직위를 이용해 부당 이익을 도모한 것 등이다. 군 기율위는 “웨이펑허는 (당에 대한) 신앙이 무너지고(信仰坍塌) 충성심이 절개를 잃어(忠誠失節) 그 행위는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평가했다.

공식 발표문을 통해 이 사건의 본질을 간파할 몇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두 전임 국방부장에 대한 처리는 군부 숙청의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고, 더 복잡하고 놀라운 사건이 얽혀 있고, 더 높은 계급의 군부 장성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먼저 두 사람의 범행에 대해 기술한 부분을 비교해 보자.

정치적 죄명 부분에 대한 묘사는 거의 동일하다. 두 사람에게 공히 “정치 기율을 엄중히 위반하고,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의 정치적 책임을 저버리고, 조직의 심사(조사)에 저항했다”는 죄명이 부과됐다. 이 죄상은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정치적 죄명에 차이 나는 부분이 있다. 리상푸에 대해서는 “초심과 사명을 저버리고 당성(黨性)의 원칙을 상실해 그 행위가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돼 있고, 웨이펑허에 대해서는 “신앙이 무너지고 충성심이 절개를 잃어 그 행위는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돼 있다.

‘초심과 사명’은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반복적으로 입에 올리는 용어인데, 이것을 저버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초심과 사명’은 소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아닌가? 시진핑이 꿈꾸는 위대한 부흥의 1호 목표는 단연 대만 통일이다. 리상푸가 초심과 사명을 저버렸다는 것은 대만 무력 통일 문제에서 시진핑과 다른 목소리를 냈음을 시사한다.

한편, 웨이펑허에 대해서는 “충성심이 절개를 잃었다”고 했다. 이는 불충 문제와 관련되는 것으로, 그가 시진핑을 배반했음을 시사한다.

리상푸는 시진핑을 배반하지는 않았지만 국정 방침에 반대한 죄를 저질렀고, 웨이펑허는 시진핑에 등을 돌린 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으로서는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 현재 중국 군부가 시진핑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슈는 사실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문제다. 리셴녠 전 국가주석의 사위인 류야저우(劉亞洲·72) 전 공군 상장(대장)을 숙청하고 로켓군, 장비발전부를 정비한 것도 모두 이 문제에서 비롯됐다. 즉 리상푸와 웨이펑허가 실각한 진짜 이유가 뇌물수수가 아님을 시사한다.

뇌물을 주고 받은 것은 현재의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 심각하고 공개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히 정치적인 이유일 것이다.

혐의의 성격에 대해서는 리상푸와 웨이펑허는 모두 “당의 사업과 국방·군대 건설, 고위 간부 이미지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고, 성질이 극도로 엄중하고, 영향이 극도로 나쁘며, 피해가 특히 크다”고 했다.

그들에게 이렇게 엄중한 처분을 내린 것은 그들이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의 정치적 책임을 저버린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로켓군 비밀누설 사건이나, 반시진핑 세력과 결탁하는 등의 사건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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