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전쟁 연루 中기업 무더기 제재

유럽, 중·러 밀착에 우려섞인 시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군수산업을 지원한 중국 기업 19곳에 제재를 부과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EU 공식 저널에 따르면, 중국 본토와 홍콩에 본사를 둔 이들 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군수산업을 직접 지원했다는 이유로 제재 목록에 올랐다.
여기에 더해 튀르키예 기업 9곳, 키르기스스탄 기업 2곳, 인도 기업 1곳 등도 같은 이유로 제재 목록에 포함됐다.
EU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 목록에 오른 기업들은 러시아가 기존 제재를 회피해 군사적 용도로 쓰일 수 있는 품목을 구매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군수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이중용도 기술 및 제품에 대해 더 엄격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EU의 이런 움직임에 대응해 중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과 러시아 기업 간의 무역은 지극히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교류이자 협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 제3자가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U의 이번 조치는 중국공산당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한 서방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군사적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이중용도 제품이 러시아에 공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이 계속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EU와 중국 간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도 최근 중국을 방문해 비슷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를 우회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 간의 무역 규모는 전년보다 40% 넘게 증가했다. 이는 중국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이중용도 제품의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25일 EU의 제재 조치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존 바스 미 국무부 정무차관보 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년간 러시아는 중국의 지원을 받아 더 많은 무기를 생산하고 새로운 군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힘을 실어주는 동맹국과 파트너들의 적극적인 조치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