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 지원 중단해야…EU와 관계 끊길 것” 독일 부총리 경고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이 “러시아에 대한 중국 정권의 지원이 중국과 독일 간의 경제적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하베크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를 우회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이 러시아를 계속 지원한다면, 유럽연합(EU)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현재 우리의 이익에 반하는 모든 종류의 기술 및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렸다.
중국은 수년간 독일의 최대 무역 파트너였다. 독일의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독일과 중국의 무역 규모는 처음으로 3000억 유로(약 446조 원)를 넘어섰다.
하지만 독일은 지난해 7월부터 중국과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독일 연립정부는 최초로 ‘포괄적 대(對)중국 전략’을 의결하고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기준 독일의 최대 무역 파트너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변경됐다. 이 기간에 독일과 미국의 무역 규모는 630억 유로(약 9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징벌적 조치가 아니다.”
하베크 부총리는 이달 초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유럽 고위급 관료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국 정부로부터 불공정한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조치에 따라 내달 4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8.1%의 관세가 추가로 적용된다.
중국은 EU의 이번 조치가 내려진 지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 17일, 유럽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反)덤핑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EU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이번 중국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EU의 조치는 ‘징벌적 조치’가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EU와 중국 간 대화의 문은 아직 열려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하베크 부총리와 비공개 회담을 열고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취소하면, 중국도 유럽산 대형차 관세를 낮출 것’이라며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