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압박에도 ‘대만 국제기구 참여’ 지지 표명

하원, 지난 1월 대만의 IMF 참여 지자하는 ‘대만 차별금지법’ 가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요구하는 중국의 압박에도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에 대한 지지를 재차 표명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2일(이하 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대만은 국제 공중보건, 식량 안보, 항공 안전 등 현재 국제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국가”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같은 유엔(UN) 시스템과 다양한 국제 포럼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대만은 전날인 21일 타이베이에서 ‘미 국무부-대만 외교부 실무급 협의회’를 열고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 확대에 관해 논의했다.
지난 2021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유엔 회원국들이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하는 데 있어 미국과 함께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이후로 유사한 논의가 여러 차례 진행됐다.
중국공산당은 세계 각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동시에, 수많은 국제기구에서 대만을 배제해 왔다. 여전히 그들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만은 “중국공산당은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다”며 “대만은 독자적인 민주 정부가 있는 독립 주권 국가”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지만, 1979년 발효된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법안은 대만에 대한 안전보장 조항을 담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병력을 투입하도록 하고 있다.
대만 외교부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우리는 미국과 이 문제와 관련해 계속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더 많은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친중 성향’ 마잉주 총통 집권 기간인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했다.
하지만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인 2017년부터는 중국의 반대로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달 열린 제77차 세계보건총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벌써 8년째다.
지난 1월 미 하원은 정부가 대만의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 참여를 지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인 ‘대만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해 1월 공화당 소속 영 김 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그녀는 “대만의 자유는 중국공산당의 영향력으로 인해 너무 오랫동안 억압됐다”며 “대만 차별금지법은 이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