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리포트] 중국 공산당의 글로벌 입막음 공작

에바 푸
2024년 06월 22일 오후 8:43 업데이트: 2024년 06월 24일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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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지도부 아킬레스건 ‘강제 장기적출’ 범죄
서방 각국 침묵시키려 전방위적 임막음 공작
살해 협박부터 외국 정치·의료분야 고위층 포섭도

인권운동가이자 변호사인 데이비드 메이터스(David Matas)는 중국 공산당이 조직적인 장기 적출을 위해 양심수를 ‘학살’한 사실을 조사하며 중국 공산당의 감시망에 올랐다. 그 이후 그의 주변에서는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메이터스 변호사를 중국 장기적출 관련 포럼에 초청한 주최 측은 포럼 개최 직전 포럼을 취소했다. 포럼을 열기로 예약돼 있던 시설도 별도 설명 없이 계약이 취소됐다. 메이터스 변호사가 참석하기로 했던 포럼 개최일 하루 전 포럼 개최 장소였던 회의장 건물에는 차를 탄 괴한이 총을 발포해 창문에 총알 자국을 남겼다.

포럼을 대체한 별도의 비대면 라이브 질의응답 시간에 자신을 중국 공안 소속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참가했다.

그는 통역기를 통해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당신들은 우리 당의 내부 정책을 난폭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당신들에게 복수를 할 것이다. 그러한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이들을 협박했다.

협박에도 불구하고 메이터스 변호사는 굳건한 태도를 유지했다.

“내가 한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를 협박하지 말고 중국에서 (벌어지는) 불법 장기이식을 막아라”라고 응수했다고 그는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국제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 그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파룬궁 수련자를 상대로 저지른 강제 장기적출 범죄를 10년 이상 추적, 공론화하고 있다. | 사미라 부아우/에포크타임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자신을 협박한 데에서 더 나아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말할 것이 없는데도 자신들의 입장만 고집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일어난 일로, 중국 공산당이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양심수 장기 수확 계획이 처음으로 드러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때였다. 중국 공산당의 장기매매 산업은 중국 안팎의 장기이식 필요 환자들에게 장기이식 대기 시간이 매우 짧다는 장점을 어필해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장기 공급은 장기이식에 동의하지 않은 수감자의 장기를 강제로 적출하는 것으로 충당한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2024년 현재도 중국 공산당은 장기 수확 계획을 시행하고 있으며, 외부의 비판에 대한 대응에 약간 변화가 있는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중국 공산당 정권은 이제 이 문제와 정면으로 충돌하기보다는 뒤로 물러나 경제와 외교를 무기 삼아 비판을 무마하고, 정치와 의료 분야 엘리트들을 회유해 자신들을 대변하도록 만들고 있다. 어떤 면에서 이는 성공적이었다. 정치계부터 연예계, 학계에 이르기까지 공포의 그물을 드리워 중국 공산당의 장기이식 산업을 폭로하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고 있다.

뻔한 그리고 뻔뻔한 거짓말

미 하원은 2023년 3월 27일(이하 현지 시각 )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의원이 발의한 ‘강제 장기적출 중단 법안(Stop Forced Organ Harvesting Act)’을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결로 통과시켰다.

그다음 날 오후 10시경, 주미 중국대사관은 스미스 의원실에 분노로 가득 찬 공문을 발송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저우정 참사관은 공문을 통해 “중국은 이러한 터무니없는 법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공산당 선전 내용을 내리 반복하며 “미국은 근거 없는 과장과 반중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 장기 강제 적출 가담자에게 최대 징역 20년으로 처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번 법안을 발의한 스미스 의원은 저우 참사관의 주장이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완전히 건강한 사람을 들것에 눕히고 약물을 투여해 2~3개의 장기를 무의식 상태에서 적출한 뒤 이들을 죽이는 행위는 살인“이라며 ”이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아직 미 상원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스미스 의원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그는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가 장기 적출에 대한 내부 고발자가 나서도록 장려하기 위한 포상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장기 적출 남용을 억제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3월 열린 하원 청문회에서 “침묵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침묵은 선택이 아니며, 특히 의료계 단체와 기업들이 침묵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으며, 이 극악한 반인륜적 범죄를 사실상 공모하고 있을 위험성이 가장 크다.”

입막음 방관·협력하는 해외 조력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아직도 이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2017년 캘리포니아 주의회 상원의원 조엘 앤더슨이 강제 장기적출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자 중국 공산당이 개입했다.

앤더슨 의원 주변의 주 상원의원들은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으로부터 결의안을 지지하지 말라는 경고 서한을 한 통씩 받았다. 편지를 받은 후에는 중국 영사관 직원이 전화를 걸어 해당 의원이 편지를 받았는지 확인까지 했다.

이 서한은 “캘리포니아주와 중국 간 협력 관계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 법안을 ‘반중국적이고 반인륜적’이라고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전략은 다른 의원들이 이 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하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가져왔다고 앤더슨 의원은 말했다.

그는 상원 회기 마지막 주에 결의안을 상정하기 위해 18번이나 시도했으며, 동료 의원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박해를 피해 도망친 피해자들의 얼굴을 봐달라고 호소했지만 동료 의원들이 결국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회피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앤더슨 의원은 중국 공산당이 보낸 편지가 미국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경험하고 매우 큰 실망감을 느꼈다.

그는 이전에 에포크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 및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이 중국 정부의 영향이나 협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라며 “우리가 잔학한 범죄행위를 목격했다면 당국에 그러한 일을 고발하는 것에 관해 우리 자신의 나라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 겸 작가 신디 쑹은 파룬궁 수련자의 실종 사건을 다룬 영화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State Organs)’를 제작했다.| 사미라 부아우/에포크타임스

앤더슨 의원은 스미스 의원, 메이터스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인권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중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논의 자체를 성공적으로 억압한 곳은 캘리포니아뿐만이 아니며, 이러한 억압은 정치권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지난 2019년, 영국 런던에 소재한 민간 법정 형태의 중국 조사위원회인 ‘중국 재판소(China Tribunal)’가 1년여간의 심리(조사) 끝에 “중국에서 국가 주도 아래 강제 장기적출이 상당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선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소식을 접한 미국 유타대학교 대학병원(이하 유타대학병원) 위장암 전문의인 웰던 길크리즈 박사는 학교 측에서도 이에 대한 움직임에 나서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타대학병원은 신장, 췌장, 간, 심장, 폐 이식 수술을 담당하는 유타주 내 유일한 종합이식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간과 신장 이식 부문에서 유타대학병원은 2017년 기준 미 전역을 통틀어 10위권의 실적을 보유할 정도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길크리즈 박사는 3페이지 반 분량의 조사보고서 요약본을 들고 유타대학병원의 최고의료책임자와 만나 종합이식센터의 법률 및 이식 팀을 만나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길크리즈 박사에 따르면 그 책임자는 중국의 장기 강제 적출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중국인 유학생 유치에 차질이 생겨 텍사스로 중국인 유학생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공산당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강제 장기적출 같은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

2023년, 캐나다 영화감독 신디 송은 20대 중국인 2명의 의문스러운 실종 사건을 6년에 걸쳐 조사한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State Organs)’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실종된 중국인 2명은 모두 파룬궁 수련생으로, 한 명은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박해에 대한 DVD를 배포한 혐의를 받고 도피하던 중 실종됐고, 다른 한 명은 중국 강제노역소에서 고문받은 남편이 사망한 뒤 1년 만에 실종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State Organs)에 소개된 파룬궁 수련자들의 단체 수련 장면 | 영화사 제공

진선인(眞·善·忍)을 주요한 가치로 삼는 중국의 수련법인 파룬궁은 한때 중국 내 수련자가 7천만 명에서 1억 명에 이를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중국 공산당은 이를 제거하기 위해 지난 25년 동안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 공산당 당국은 수련생이 대단히 많고 수련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을 주요 장기 공급원으로 만들었다.

이 영화의 제작 소식을 접한 이탈리아의 한 배급사가 2023년 10월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배급사는 사과를 하며 배급 협의는 없던 일로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배급사의 여성 대표는 송 감독에게 편지를 보내 “그 영화는 정말 훌륭한 작품이어서 내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진심을 다해 찬사를 보낸다”면서 “안타깝게도 이탈리아 방송사들은 파룬궁 박해를 다룬 모든 다큐멘터리를 반기지 않고 있다”고 사정을 알렸다.

송 감독은 얼마 후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접했다고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송 감독의 작품에 감명받은 미국 대형 배급사의 한 직원이 자사 임원에게 이를 보여주자 그 임원이 “멈춰 멈춰, 안 돼 안 돼(Stop, stop, no, no)”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그 임원은 자신의 반응에 당황한 직원에게 “파룬궁과 관련된 영화는 배급할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중국에는 어떤 영화도 팔 수 없게 된다”고 말하던 것을 송 감독은 회상했다.

2023년 11월, 캐나다의 한 저작권 보험사는 “주제가 너무 논쟁적이어서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송 감독 영화와 관련된 제휴를 거절했다.

송 감독이 에포크타임스와 공유한 이메일에는 “우리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 중국은 엄청난 자원을 갖고 있으며, 자신들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송 감독에 따르면 중국은 특히 ‘자가 검열’을 강요하기 위한 효과적인 무기로 돈을 사용하고 있다.

송 감독은 “중국에서 돈을 벌고 싶다면 중국 공산당의 지침에 따라야 한다”며 “사람들은 중국 공산당의 눈치를 봐 중국 밖에서조차 자신들의 발언을 검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우리 모두는 중국 공산당의 범죄를 침묵하는 조력자가 되어갈 것이다.”

스미스 의원 또한 중국 자본이 가진 힘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협박을 언급하며 “그들은 특정 사람들을 (돈으로) 위축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러한 힘에 위축되는 대신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이러한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를 외면하고 입법과 정책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용기있는 의료인들, 하나둘 ‘목소리’

국가와 지역사회 차원에선 중국 공산당의 만행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는 정도가 높아졌지만, 의료계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의료계에서 중국 공산당에 가장 먼저 맞선 단체는 장기이식 분야 세계 최대 연구단체인 국제심장폐이식학회(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Heart and Lung Transplantation)다. 이 단체는 2022년 한 중국 외과의사의 논문이 강제 적출된 장기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학술적으로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일 년 뒤인 2023년에도 미국 애리조나주재외과의사협회(the Arizona-based Association of American Physicians and Surgeons)도 ‘모든 형태의 강제 장기적출’을 비판하고 미국 의사들을 향해 ‘장기이식 기술을 강제 장기적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중국 의료 전문가를 훈련하거나 교육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길크리즈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어떤 외과 의사, 다른 과 의사도 한 정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서 의료시스템을 조종하는 것이 어떤 식으로든 괜찮거나 정당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중 하나를 상대하고 있고, 수십 년 동안 자국민과 전 세계를 향해 권력과 선전을 행사해 온 중국 공산당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대립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주제를 ‘다루기 어려운 주제’로 만드는 것은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중국 공산당의 보복에 대한 공포’ 그 이상이다.

길크리즈 박사는 “다른 의사들이나 의료단체 지원 없이 혼자 목소리를 내고 홀로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장기이식 분야는 의료계 정상에 있는 사람들이 항상 서로를 알고 있는 좁은 커뮤니티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외과의사 간 교류나 협력은 흔한 일임에도 중국의 급격한 장기이식 호황은 눈치채기 어려웠다.

인권단체인 파룬궁박해추적조사국제기구(WOIPFG)의 2022년 보고서는 중국 장기이식 의사들이 미국에서 기술을 연마한 후 강제 장기적출에 연루된 중국의 주요 병원에서 장기이식 기술을 활용한 수백 건의 사례를 보고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State Organs)’가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열린 강제 장기적출 관련 세미나 도중 상영되고 있다(제작사와 협의하에 촬영) 2024.3.7 | 사미라 부아우/에포크타임스

보고서 명단에 포함된 의사 중 한 명인 황제푸 전 중국 보건부 장관은 장기의 출처에 대한 의문이 커지던 가운데 2015년 중국이 설립한 장기 기증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수년 동안 중국의 입장을 옹호해 왔다.

2019년 과학저널 ‘BMC 의료 윤리학(BMC Medical Ethics)’에 발표된 한 연구는 중국의 장기 기증 데이터가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깔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제이콥 라비는 통계법의학(statistical forensics)으로 조사한 결과 ‘(통계적) 수치가 수학적으로 예측된 값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고 “다른 모든 국가와 1~2배 정도 차이가 난다”며 조직적인 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미션: 중국의 거짓말 증명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이식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은 미국의 일부 저명한 외과의사들을 만족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던 강제 장기적출에 관한 토론회를 며칠 앞두고 프란시스 델모니코 박사는 그의 동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토론회의 중요성을 일축했다.

델모니코 박사는 하버드대학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외과 파트 타임 교수이자 장기이식 전문가로, 중국을 자주 방문해왔으며 황제푸 전 장관과 함께 연설한 적도 있다.

그는 또한 100개국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포럼으로 윤리적 관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영향력 있는 ‘장기이식학회’에서 회장을 지낸 바 있다.

델모니코 박사는 동료들에게 보낸 이메일 제목에서, 이메일 내용을 ‘하버드 교내 전역에 배포해줄 것’을 요청했다.

델모니코 박사는 이메일을 통해 “10년 전 중국에서 이러한 비윤리적인 관행이 장기이식의 원천이었음을 알고 있지만, 그 이후 중국 정부는 이를 금지한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었다.

“우리는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국제 사회의 감시를 유지하기 위해 베이징에서 중국 보건부 마(馬) 장관을 만났다.”

“우리는 이러한 감시 속에서 중국에 속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환상을 갖지 않는다.”

길크리즈 박사는 하버드대학 토론회 패널로 행한 연설에서 “중국이 발표한 통계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의사들이 ‘간장학(肝臟學) 저널(the Journal of Hepatology)’에 발표한 2023년 논문을 강조했다. 이 논문은 60명 이상의 환자를 무작위로 배정해 일반 간이식 또는 ‘허혈(虛血)이 없는’(장기가 따뜻한 몸에서 다른 몸으로 바로 옮겨졌다는 의미) 간 이식을 받도록 한 2년간의 임상시험을 설명했다고 길크리즈 박사는 말했다.

이 논문 하단에는 “죄수에게서 나온 장기는 없다”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길크리즈 박사는 어떻게 그것이 사실일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어떻게 무작위 추출이 가능한가? 그것도 30명이나 뽑을 수 있는가?”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죽어가는 사람 혹은 뇌사자가 있어야 하고, 장기를 받을 수증자가 바로 옆에 있어야 한다. 의사들이 한 병원의 자원만으로 짧은 시간 내에 기증자와 수증자를 찾아 모두 연결해야 하는 업적을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길크리즈 박사는 중국이 ‘질문을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러한 문제에 답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좋든 싫든 델모니코 박사의 견해는 ‘장기이식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일치하는 의견’이라고 델모니코 박사가 이메일에서 언급한 보스턴 행사의 패널 중 한 명으로 참여한 메이터스 변호사가 말했다.

메이터스 변호사는 에포크타임스에 “그는 중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검증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제대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책임은 중국에 있다. 그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보여줄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 않다”고 강변했다.

그와 다른 연구자들은 상세한 보고서를 통해 수백 개의 중국 병원의 이식 프로그램과 언론 보도, 보관된 기록을 분석했다. 병원 수익, 병상 수, 병상 가동률, 수술 인력, 국가 지원금 등을 조사한 결과 중국 당국이 장기이식 실적을 지나치게 과소 집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파룬궁 박해와 동시에 급증한 홍콩의 간 이식 등록환자, 온라인 장기이식 광고, 기록적인 장기이식 건수를 광고하는 수많은 중국 병원 등 강력한 정황 증거를 수집했다. 이러한 데이터와 기록은 이제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메이터스 변호사는 “우리가 무언가를 증명할 때마다 그들은 증거를 없애고 데이터를 삭제하며 ‘시효가 지난 증거’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교도소 기록과 중국 병원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독립적인 외부 관찰자가 없다. 중국의 구금 시스템은 완전히 폐쇄적”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원생 안카오(Anh Cao)는 하버드대학에서 포럼 행사를 준비하며 다양한 파괴적 시나리오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파룬궁은 중국에서 금기시되는 주제이기 때문에 학생센터 직원들은 그곳에서 일하는 일부 중국인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중국으로 돌아가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매우 단호하게 파룬궁과 연관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며 에포크타임스에 이메일을 보여줬다.

안카오는 델모니코 박사가 보낸 이메일이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진지한 토론을 ‘차단’하고 냉정한 진실을 묻어버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이러한 일의 배후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모든 토론을 억압하는 이유”는 “모든 의혹은 사실에 근거하고 증거에 근거하는데 이에 반박할 중국 공산당은 아무런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델모니코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의 이메일 질의에 즉답하지 않았다.

의학계 주요 단체들의 외면

또 다른 패널은 보스턴에서 열린 다른 행사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토르스텐 트레이 박사가 이끄는 단체인 ‘강제 장기적출을 반대하는 의사들(Doctors Against Forced Organ Harvesting, DAFOH)’은 2024년 6월 열리는 미국이식학회(ATC)에 작년 11월 부스 신청을 했지만 몇 달 동안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이 학회는 장기이식 관련 종사자 수천 명이 모이는 북미 최대 규모의 장기이식 관련 회의다.

DAFOH는 올해 영국 의회의원으로부터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을 받을 정도로 수많은 이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으며, 지난 20년 가까이 대의를 위한 노력을 해온 단체다.

중국의 장기 강제적출 문제를 다루는 또 다른 연구단체인 중국장기적출연구센터(China Organ Harvest Research Center)도 부스를 신청했으나 지난 1월 말, 두 그룹 모두 참가할 수 없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같은 날 두 그룹에 보내진 이메일에는 “(미국 이식 학회) 팀과 학회는 2024년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두 단체는 지난 4월 주최 측으로부터 부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요청하는 또 다른 이메일을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부스 개설 허가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몇 주 후, 4월 마지막 날 두 단체는 모두 ‘참가 거부’란 답장을 받았다.

사건의 전말은 의아했다. 두 그룹은 수년 동안 문제없이 학회 발표자로 활동해왔고, 중국 장기적출연구센터의 민푸(Min Fu) 박사는 학회 측에 의해 두 단체의 부스 개설이 거절된 후 첫 번째 학회에서는 약 절반, 두 번째 학회에서는 약 4분의 1이라는 많은 수의 빈 부스가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한편 트레이 박사는 “다른 방향”이란 문구에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토르스텐 트레이 박사가 하바드 대학에서 열린 강제 장기적출 관련 포럼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2024.3.7 | 사미라 부아우/에포크타임스

트레이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이식학회가 “무언가를 숨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그것은 뭐든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그룹은 연구를 발표하는 데 필요한 자료라면 학회 요구에 맞게 어떤 자료든 조정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정보나 요구사항도 주지 않았다.”

그는 학회 관계자들이 “4천 명의 참석자 모두를 대신해 DAFOH의 연구를 검토할 필요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니 할 말을 잃게 됐다”고 했다.

트레이 박사는 “이것은 아마도 금세기 최대의 의학계 권력 남용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장기이식 학계가 이를 조사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우려 사항들이 장기이식 학계에 어떻게 반영되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강제 장기적출을 조장하는 데 연루된 중국 관리, 군 지도자 또는 기타 개인을 제재하는 법안을 발의한 스콧 페리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명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제 장기적출에 맞서 싸우려는 사람을 검열하는 것은 어떤 조직이라도 비난받아 마땅하며 특히 미국 이식학회라면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페리 의원은 이어 강조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강제 장기적출이 현대 의료계에 실제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 이식학회는 두 주최 기관(미국 이식학회와 미국 이식외과의사회)이 “미국의 장기이식 시스템을 독보적으로 신뢰받고 효과적으로 만든 윤리적 기반과 관행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장기이식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이식학회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에 “또한 우리는 장기이식을 위한 강제 이식을 포함해 생체 기증자 이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적절해 보일 수 있지만, 기증자 및 수증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제안은 기증자와 장기기증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미국 이외 국가의 다른 기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윤리적 의학 연구와 기본 인권에 대한 국제 사회와 미국의 높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중국과 같은 국가의 연구 또는 장기이식 관행을 기반으로 현재 미국의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오려는 노력은 근본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사람의 권리를 지킨다는 것의 의미

지난 6월 1일, 미국 이식학회가 열린 펜실베이니아 컨벤션센터 앞에서 DAFOH 부국장 길크리즈 박사가 군중에게 호소했다.

그는 2019년 말 전 세계에 코로나 팬데믹을 경고하려 했으나 “진실은 거짓이 되고 거짓은 진실로 바꾸는 문서에 서명을 강요당했다”며 중국 정권의 검열을 언급하고 결국 자신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중국 의사 리원량을 예로 들었다.

길크리즈 박사는 “중국에서는 모든 일이 덮이고 그대로 넘어간다. 하지만 의료 분야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의료 윤리는 책임감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DAFOH의 방향은 ‘진실, 투명성, 인간 존엄성 존중, 책임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미국 이식학회와 다른 점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다른가? 그렇지 않다면 왜 우리는 학회 행사장 밖에 머물러야 하는가?”

스미스 의원에게 강제 장기적출 반대 운동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인권 문제’다.

“파룬궁 수련생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고통을 겪었는가? 그들은 평화롭고, 친절하고, 규율을 지킨다. 그들은 스스로를 잘 돌보고 있기에 건강하고, 너무 건강해서 중국 공산당이 그들을 착취할 대상으로 보기에 도태되고 살해당하고 있다.”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기 두 달 전 스미스 의원은 외과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중국의 어느 병원에선가 구금된 파룬궁 수련자나 다른 박해 집단의 희생자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끌려온 잔인한 장면이 계속 그를 사로잡았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형집행인으로서 방 안에 들어온 의사가 자신을 죽이고 사형이 끝나기 전 장기 두세 개를 적출하기 위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쯤 의식이 없는 상태로 누워 있다.”

그가 동료들을 설득해 강제 장기적출 반대 법안에 서명하도록 하는 데 3년이 걸렸다.

스미스 의원은 그간 힘든 싸움이었지만 “이제 사람들이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이렇게 촉구했다.

“우리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으니 이제 다 함께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