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의 ‘경제 회복’ 주장에 전문가들 “현재 중국은 좀비 경제”

알렉스 우
2024년 06월 22일 오후 1:14 업데이트: 2024년 06월 22일 오후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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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정부 지원 끊기면 바로 멈출 것”

중국 국가통계국이 17일 발표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의 인프라, 제조업,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중앙정부의 지원 정책 등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조만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경제에서는 ‘좀비 경제’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좀비 경제란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 정책에도 경제 주체가 반응하지 않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대만 중화경제연구소의 왕궈천 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경제는 국가 권력이 밀어붙일 때만 움직이는 좀비 경제”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압력을 가하면 조금씩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의 개입이 사라지면 경제는 그대로 멈추게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투자는 더욱 감소하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부동산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1%, 지난 1월 대비 0.3% 감소했다.

인프라 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했지만, 지난 1월보다는 0.3% 떨어졌다. 제조업 투자도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했으나 지난 1월 대비로는 0.1% 감소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 정권이 통계와 데이터 등을 조작하거나 은폐하고 경제 성과를 사실보다 부풀려 왔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당국의 이번 발표보다 실제 경제 상황이 더욱 나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공장 근로자들이 전자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 AFP/Getty Images/연합뉴스

대만의 경제학자 헨리 우는 “특히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고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권은 여러 가지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았지만, 그 어떤 것도 효과가 없었다”며 “앞으로도 중국 경제는 계속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중국 제조업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중국계 미국인 경제학자인 데이비 웡은 “이 수치는 절대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그 실상을 살펴보면, 중국의 국유기업만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기준 중국 500대 기업 가운데 국유기업이 51.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국가만 배를 불리고 민간 부문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헨리 우는 “중국공산당의 경기 부양 정책은 실제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유사시 정권의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즉, 사회 혼란이나 저항 등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한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최근 중국이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