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기업 최소 6곳 대규모 분식회계로 행정처분”

박숙자
2024년 06월 20일 오전 11:53 업데이트: 2024년 06월 20일 오후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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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간 매출 1조원 이상 부풀려…경제적 파장 경고음

중국의 대형 국유 상장기업이 분식회계에 연루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궈루이밍(郭瑞明) 증감회 상장사 감독관리사(司) 사장(국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4월 말 개정된 ‘주식 상장 규정’에 따라 상장기업이 분식회계로 적발되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궈 국장은 현재 7개 국유기업이 이에 해당해 행정처분을 내린 데 이어 이들 기업을 특별관리 종목(ST주)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아직 상장폐지 기준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에게 중국 A주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서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최소 6개 국유기업이 ST주로 분류됐다. 이들 기업 중 랴오닝성의 진저우강(錦州港)이 4년간 매출을 86억 위안(약 1조6300억원) 부풀렸고, 신장(新疆) 중타이 화학(中泰化學)이 3년간 매출을 72억8500만 위안(약 1조3800억원)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궈 국장에 따르면 올 들어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에서 99개사 주식이 ST주 또는 *ST주로 신규 지정됐다. ST주와 *ST주는 각각 44개, 55개 종목이다.

ST주는 회계 부정으로 행정처분은 받았지만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지 않고, *ST주는 상장폐지 리스크 경고 기업에 해당된다.

진저우강이 ST로 분류된 후 ‘국유기업 분식회계’라는 키워드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경제학자 황쥔(데이비 준 황)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유기업의 분식회계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국유기업 고위 임원들이 정치적 출세를 노려 경영실적을 부풀린다는 것이다. 황쥔은 3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국영기업이 정치권 눈치를 살피며 회계장부를 조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성과급 확대, 자금 세탁 등도 국유기업이 분식회계를 시도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관행이 앞으로도 계속 통하기 어렵다는 게 황쥔의 견해다. 그는 “국유기업 임원들은 분식회계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이를 매각해 합법적인 수입으로 둔갑시켜왔다”며 “하지만 (중국 경제가 어려워진) 요즘은 과거와 달리 노골적인 부패 행위는 위험 부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대만 난화대의 쑨궈샹(孫國祥) 교수는 “대규모 회계조작은 금융 시장의 시스템적 위험을 촉발할 것”이라며 “이런 분식회계는 자본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고, 심지어 중국 주식시장에 패닉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국유기업이 대형 비리 스캔들에 휘말리면 경제 시스템 전체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