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1미터 줄에 묶여 학대당하던 강아지…가족들은 녀석을 ‘복돌이’라 부른다

2024년 06월 26일 오후 8:38

동물의 감각이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기자는 견주와의 인터뷰를 통해 반려동물의 내면을 1인칭 시점으로 풀어봤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복돌이’예요. 이름은 이렇지만 여자입니다. 원래 저를 키웠던 아저씨가 지은 이름인데, 이름에 얽힌 사연은 이따가 마저 들려 드릴게요.

정확한 제 나이를 저도 알 수는 없으나, 아마 다섯 살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요.

지난 2019년 여름, 아직 어렸던 때 한 아저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혼자 사는 아저씨는 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아저씨는 제 목에 철사줄을 감고 집 마당에 묶어둔 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제 주식은 라면 국물에 만 찬밥이었습니다. 아저씨에게선 항상 술 냄새가 났어요. 유독 술 냄새가 많이 나는 날은 제가 아저씨에게 매 맞는 날이었어요.

앞집에는 부부가 살고 있었어요. 자식으로는 자매를 두었는데, 자매가 함께 집을 구해 독립했다더군요. 그러다 본가에 온 자매 언니들이 저를 발견한 거예요.

자매 중 첫째 언니가 아저씨에게 막 따지더라고요. “왜 강아지 데려왔냐, 평생 책임질 수 있냐”면서요. 그날도 술에 취해있던 아저씨는 “할 수 있다”며 큰소리를 쳤지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라면 국물을 먹으며 아저씨의 발길질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런 저를 본 언니들이 아저씨 몰래 사료를 챙겨줬어요. 가끔씩은 산책도 시켜주었고요. 저는 점점 더 언니들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가 저를 끌고 집을 나섰습니다. 무척 더운 날이었어요. 아저씨는 동네 천변으로 저를 데려갔습니다. 그러고는 땡볕 한가운데 저를 세워두더니, 제 목줄을 근처에 묶어둔 채 떠났습니다. 무척 목이 말랐지만 냇가와는 떨어져서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었어요. 당연히 먹을 것도 없었습니다.

복돌이가 살았던 막사|사진=복돌이 보호자 제공

다행일까요. 하천을 관리하던 직원이 묶여 있던 저를 발견하고 사무실로 데려갔습니다. 직원들은 사무실 밖에 막사를 지어주고 저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제가 이렇게 보금자리를 옮긴 사이 언니들은 하루아침에 없어진 저를 찾으러 헤맸다더군요. 아저씨에게 제가 어디 있냐 물으니 아저씨는 “자기가 집을 나갔다”고 거짓말로 대답했다고 해요.

언니들은 지인과 함께 저를 찾는다는 현수막을 만들어서 내걸며 저를 찾았다고 했어요. 현수막에 적힌 연락처를 보고 소식이 닿아 사무실에서 살게 된 저와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언니들은 때때로 사무실로 놀러 와 저를 보고 갔어요. 언니들이 오는 날은 제가 산책하는 날이라 언니들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사무실 근처에 사는 이웃들도 저를 꽤나 귀여워해 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1월, 저는 다시 또 한 번 보금자리를 옮겨야 했어요. 사무실 직원들 중 저를 챙겨주던 분이 일을 그만두자 다른 직원이 저를 시골 농장으로 보냈거든요. 저는 이번에는 1미터짜리 목줄에 묶인 채 논밭 옆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이제 복돌이는 어엿한 실내견이 됐다.|사진=복돌이 보호자 제공

제가 또다시 사라졌다는 소식을 언니들도 접했대요. 언니들은 곧장 저를 데리러 시골 농장까지 찾아왔습니다. 언니들의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했대요.

“이렇게 인연이면 우리 가족이 될 애다.”

그렇게 저는 돌고 돌아 언니들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짧은 줄에 묶여 있지도, 덥고 추운 날 바깥에서 지내지 않아도 돼서 행복해요. 언니들이 날마다 산책도 시켜주고요!

언니들은 저를 처음 키웠던 아저씨가 지었던 ‘복돌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부르기로 했어요. 저보고 복을 불러오는 애라나요. 첫째 언니는 저를 데리고 온 뒤로 정말 일이 잘 풀려서 복이 왔다고 생각하고 있대요. 언니에게 제 매력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우리 복돌이는 오랫동안 혼자 갇혀있던 아이인데도 욕심이라든지 식탐도 없고, 여전히 사람을 좋아합니다. 성인 남성은 학대당한 기억 때문에 조금 무서워하지만요. 사랑이 넘치는 아이예요.”

사진=복돌이 보호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