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미국대사 “美, 인태 지역 동맹 강화로 中 위협에 대응”

에바 푸
2024년 06월 11일 오후 4:37 업데이트: 2024년 06월 11일 오후 4:37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강화 활동 사례로 ‘공자학원’ 언급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가 “미국은 중국 정권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동맹 및 파트너십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번스 대사는 “과거 우리는 중국 정권을 잘 회유하면 서구의 가치에 동화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행보를 보면,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은 점점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부 주변국을 무시하고 자국민에 대한 통제와 탄압까지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 있는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연합(EU)과 함께 전략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미국 내 투자를 늘려 산업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식으로 중국을 둘러싼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번스 대사는 “일각에서는 중국 정권이 점점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가 ‘미국과의 긴장 고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정권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을 위협하고,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국이 주변국들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이들 국가를 겨냥해 무력 시위를 펼치는 것은 중국 정권의 문제지, 우리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작전’과 관련한 질문에 번스 대사는 ‘공자학원’을 언급했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공자학원은 문화 교류를 가장해 각국 대학에 친공산주의 정서를 퍼뜨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른바 ‘친중파 양성소’로 불린다.

미국 국무부는 공자학원을 중국 정권의 정치·외교 활동을 수행하는 ‘외국정부 대행기관’으로 분류하고 있다.

번스 대사도 “공자학원 관련자들은 친중 내러티브를 퍼뜨림으로써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작전에 일조하는 요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영향력 작전은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약화하기 위해 중국공산당이 벌이는 ‘이념 전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번스 대사가 발언하는 동안, 의문의 여성 두 명이 난입해 고함을 지르는 등 연설을 방해하려 시도했다. 그중 한 여성은 “우리는 중국의 행보를 지적하거나 비판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번스 대사는 “물론 연설을 방해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고 누군가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와 중국의 차이”라며 “이런 토론과 비판이 민주주의 체제의 장점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