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에서 비야디 차량 또 자연 발화…탑승자 사망”

강우찬
2024년 06월 11일 오후 4:37 업데이트: 2024년 06월 11일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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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자국 내 중국산 전기차 보급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사용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안전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전기차 사고 관련 게시물은 금세 삭제된다며, 당국이 전기차 보급에만 집중할 뿐 안전사고 예방과 피해 보상에는 소홀하고 오히려 부정적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유포된 동영상에서는 쓰촨성의 한 도로변에 멈춘 채 불타고 있는 흰색 비야디(BYD) 차량의 모습이 담겼다. 차량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올랐고 창문으로 맹렬한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영상 촬영자는 쓰촨성 사투리로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타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전날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며, 화재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관련 당국의 조사나 사고 발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쓰촨성 도로에서 국산 전기차 자연 발화’라는 제목으로 전해진 영상을 소개한 게시물에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인명 피해를 우려하는 반응이 이어졌지만 “애국적인 자동차를 사려면 생명의 대가를 치를 용기가 있어야 한다”며 자조적인 댓글도 달렸다.

한 이용자는 “중국 전기차는 불이 나면 문이 수동 조작으로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불에 타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는 최근 발생한 화웨이 전기차 화재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고를 꼬집은 표현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중국 산시성 원청시의 고속도로에서 ‘아이토’의 SUV 차량인 M7 플러스 모델이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후 불이 나면서 차량에 타고 있던 일가족 3명이 숨졌다.

아이토는 화웨이가 설계하고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만든 전기차다. 중국에서 ‘화웨이 전기차’로 불리며, 지난 3월에만 3만 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사고 당시 아이토 M7 플러스는 전동식 손잡이가 작동하지 않아 문을 열 수 없어 구조가 지연됐고 결국 안에 있던 승객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중국 온라인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곧 당국에 의해 진압됐다. 한 언론인은 “중국 정부는 자국 전기차 산업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사고 소식을 감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비야디 사고 역시 중국 주요 언론들은 다루지 않고 있으며, 인터넷 사건사고를 다루는 게시판에서 관련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는 비야디를 비롯해 자국 전기차의 자연 발화 소식이 잇따랐다. 지난달 20일에는 쓰촨성 아바(阿壩)현 쓰구냥산(四姑娘山)의 한 도로에서 비야디가 자연 발화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했다.

지난 5월 20일 중국 쓰촨성 쓰구냥산(四姑娘山)에서 비야디 차량이 자연발화했다며 확산된 화면 | 영상 캡처

중국 전기차의 자연 발화는 주로 배터리 문제로 여겨진다. 이 밖에도 지능형 주행 시스템의 오류와 고장으로 인한 사고도 잇따르면서 보급 중심의 중국 정부 정책에 사용자 안전 문제라는 제동이 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