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무기 추가 배치 가능성…중·러 핵위협 대응 목적”

앤드루 쏜브룩
2024년 06월 10일 오후 2:22 업데이트: 2024년 06월 10일 오후 2:26

백악관 보좌관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들 보호 위한 조치”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적대 세력의 핵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이 핵무기 추가 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백악관 당국자가 경고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군비통제·군축·비확산 담당 선임보좌관인 프라나이 바디는 지난 7일(현지 시각) 군비통제협회(ACA) 연례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 핵무기를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그들은 군비 통제에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추세에 변화가 없다면, 미국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몇 년 안에 핵무기를 늘려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은 물론,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 산하의 초당적 기구인 전략태세위원회(CCSP)도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핵위협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늘리는 등 핵전력을 대폭 증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의 위협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은 머지않아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글로벌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인 매들린 크리든은 7일 열린 회의에 참석해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국가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제 질서의 리더인 미국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에 대응해 핵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500개 이상의 핵탄두를 실전 배치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그 수가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재래식 무기를 이용하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까지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에 성공한다면, (중국이)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포함한 미국 전역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의 핵무기 추가 배치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존 가라멘디 하원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이미 적대 세력을 제압하고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의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 안보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군비 통제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우리는 합리적인 핵 전략을 통해 억제력을 보장하고, 더욱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