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의회 선거에 광범위 개입 시도” 체코 싱크탱크

“중국, 경제 성장 위해 유럽 시장 꼭 필요…끊임없이 침투”
유럽 선거 결과와 정책 결정에 개입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공작이 점점 더 광범위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체코 프라하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국제문제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정치적 개입, 정보 조작, 뇌물 제공, 스파이 활동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유럽 내에 침투하려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유럽의회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발표됐다. 현지 시간으로 6일부터 9일까지, 유럽 27개국의 유권자 3억 7300만 명이 투표를 통해 5년 임기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뽑는다.
보고서는 “이번 선거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번에 정치 지형이 재편될 경우, 유럽의 대(對)중국 정책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유럽 내에 침투하려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특히 그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 유럽 시장에 반드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시도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실제로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 그 반사 이익을 중국이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에서 중국은 유럽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친중 세력이 득세할 경우, 중국의 유럽 침투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싱크탱크인 호주 전략정책연구소도 중국공산당의 선거 개입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이 연구소가 2020년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최소 10년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 7개국의 선거 10건 이상에 개입했거나, 이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선거 개입 시도는 주로 ‘사이버 공격’을 통해 이뤄졌으며, 각 국가의 의회 서버나 유권자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고 알렸다.
이번에 공개된 체코 국제문제협회의 보고서도 이에 동의하며 “중국 정권과 연계된 해커들이 사이버 공격 능력을 점점 더 정교화·고도화함에 따라 유럽의 안보와 민주적 시스템 등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은 유럽 정치인들을 압박하는 것 외에도, 수많은 매체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영향력 공작을 펼치며 유럽 내 여론을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조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체코 국제문제협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비영리 단체 ‘프리덤 하우스’ 소속 선임 연구원인 사라 쿡의 2022년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당시 사라 쿡은 “중국공산당은 친중 내러티브를 퍼뜨릴 목적으로 광범위한 선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권위주의 체제가 민주적 시스템보다 우월하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녀는 “이와 동시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억압하고 홍콩, 대만, 위구르족, 파룬궁 수련자 등의 문제와 관련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