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대유행 2년째…어린이 환자 급증

강우찬
2024년 06월 4일 오후 1:45 업데이트: 2024년 06월 4일 오후 3:29

학교는 휴교령 없이 해당 학급 수업중지 조치만

중국에서 지난해 말 불거진 어린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유행이 올해 상반기가 지나가도록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지 소식을 종합하면 전국 곳곳 학교에서 감염자가 발생해 집단 등교 중지 조치를 내렸고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폐 영상 검사에서 큰 흰색 영역이 나타나는 백폐 현상이 확산되며 주요 도시 병원이 어린이 폐렴환자로 넘쳐나고 있다.

한 의사는 이달 초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훙슈’에 “최근 많은 어린이들이 폐렴과 백폐에 감염되는 등 폐 건강에 큰 구멍이 뚫렸다”며 상세한 내용을 전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됐으며 관련 내용도 검색되지 않는다.

이 밖에도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학교 내 전염병 상황이 심각하다”는 게시물이 다수 게재됐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백폐 현상으로 두 달째 입원 중이지만 여전히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걱정했다.

신장 우루무치 주민인 장(張)모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주변에 아이 폐렴환자가 많다. 백폐를 앓고 있는 애들도 있다”며 “우리 옆집 애는 10살인데 39도 이상 고열과 심한 기침으로 입원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학교에서도 이런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들었는데, 환자가 많은 특정 학급만 수업을 중단할 뿐 학교 전체는 여전히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감염병 확산을 우려했다.

샤오홍슈에서도 “우리 아이는 한 달 새 열흘, 스무 날 입원하느라 한 달 수업일수가 며칠밖에 되지 않는데, 겨우 회복하고 다시 학교에 나갔다가 이틀 만에 다시 감기에 걸려서 왔다”며 감기 예방법을 물었다.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허난성 난양 주민 장(張)모씨는 “아이가 감기를 거의 1년째 앓고 있다”며 “그동안 몇 달은 거의 매일 고열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로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조금 다니다가 증세가 심해지면 휴학하고 집에서 쉬면서 병원에 다니고, 조금 나아지면 다시 학교를 보내느라 학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북부 산시성 안캉시에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장(張)모씨는 아이 환자뿐만 아니라 성인 환자들도 많아 병원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요즘 감기 유행이 심상치 않다. 올해 들어 석 달째 병원을 들락날락하고 있는데 병원 호흡기과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병원 복도와 바깥까지 대기 줄이 늘어선다”며 “하루는 병원에 갔다가 백폐 환자만 35명 입원해 있는 걸 목격했다. 소아과에도 기침하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균에 감염돼 일어나는 감염병이다. 한국에서도 3~4년 주기로 유행해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됐다.

증상은 마른기침과 인후통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하지만 2주 이상으로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다. 심하면 고열이나 호흡 곤란, 폐에 물이 차거나 기도가 막혀서 발생하는 백폐 현상까지 일으킨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마이코플라즈마 확산세가 포착됐다. 앞서 3년에 걸친 제로코로나 봉쇄로 인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봉쇄 해제 이후 더 크게 번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대규모로 접종됐던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으로 면역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며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나돌면서 감염병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엿보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