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 겨냥 반덤핑 조사 실시…무역 분쟁 격화

알렉스 우
2024년 05월 27일 오후 1:48 업데이트: 2024년 05월 27일 오후 1:48

현지 업체 “중국 업체들의 약탈적 덤핑에 막대한 피해”

유럽연합(EU)이 중국산 라이신(lysine)에 대한 반(反)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이 미국, EU 등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원료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이다.

라이신은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영양제, 동물 사료 등에 주로 쓰인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23일(이하 현지 시각)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유럽 업계가 중국 업체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라이신 생산업체 메텍스는 지난달 EU 집행위에 “우리는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들의 덤핑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이 약탈적 가격 정책을 펼침에 따라 우리 회사의 매출이 급감했다”고 알렸다.

대변인은 “이번 조사를 통해 업계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EU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반(反)보조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사 대상을 중국산 태양광 패널, 의료기기, 주석도금 강판(석도강판) 등으로 확대했다.

미국도 중국의 공급 과잉에 맞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당국은 지난 14일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 19일부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원료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POM)’와 관련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방 국가들을 겨냥한 보복성 조치”라고 말했다.

중국계 미국인 경제학자인 데이비 웡은 지난 24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EU가 중국산 라이신을 겨냥한 것은 전 세계 아미노산 시장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유럽은 약 20%, 북미는 약 16%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EU가 협력해 이 시장에서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려 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EU는 아미노산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히 이번 조사는 EU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점점 더 줄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경제학자인 우자룽은 에포크타임스에 “서방 국가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중국 대신 다른 국가에서 제품을 수입하고, (중국에 있는) 생산 라인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서방 국가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 대가를 치르더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