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복원되나…FTA 협상 재개·공급망 협력·문화 개방 확대 추진

이윤정
2024년 05월 27일 오전 11:55 업데이트: 2024년 05월 27일 오전 11:55

경제·안보 등 각종 소통 채널 신설 합의
리창, 이재용 만나 “韓 기업 中 투자 확대 희망”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고 13년째 중단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도 재가동하기로 했다.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위해 한중 수출통제 대화체를 새로 출범하는 등 한중 경제·통상 분야 협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진행한 양자 회담의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2015년 12월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한다. 이를 통해 상품 교역 분야를 비롯해 서비스 분야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나아가 양국은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개방의 범위를 대폭 넓히기로 했다.

투자 분야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상무부 간 장관급 협의체인 ‘한중투자협력위원회’가 13년 만에 재개된다. 2011년 이후 멈췄던 위원회가 재가동되면 양국 무역 및 투자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경제협력을 위한 대화 협의체도 분야별로 신설되고 한중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한중 수출통제 대화체’가 새로 출범한다. 다시는 요소수 대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중국 당국과 공급망 리스크도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한중 기업인, 중앙 및 지방정부가 직접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한중 경제협력교류회’ 2차 회의도 하반기(7~12월) 중에 개최하기로 했다.

외교·안보 관련해 한중 간 고위급 외교 채널이 신규 가동된다. 외교·국방 당국의 고위급 인사가 참여하는 ‘2+2’ 협의체인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해 오는 6월 중순 첫 회의를 개최한다. 외교부에서는 차관이, 국방부에서는 고위급 간부가 참석한다. 하반기부터는 한중 반관반민 1.5트랙 대화 및 외교차관 전략대화도 재개된다.

사회문화 분야에서도 초국경 범죄 대응을 위한 경찰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한중 인문교류촉진위원회 및 청년교류사업도 재개한다.

5월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리창 중국 총리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한편, 리창 총리는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만나 경제 협력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40분가량 진행된 만남에서 리 총리는 “외국 기업은 중국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힘”이라며 “제도적 개방을 추진하고 외국 기업의 우려와 요구를 적극 해결하겠다.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계속 확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회장은 “중국에서의 삼성 경영 활동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에 감사하다”면서 “중국이 사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한중 상호 이익과 협력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