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대만 포위훈련 역효과…중국증시 하락, 대만은 ↑

박숙자
2024년 05월 25일 오전 11:00 업데이트: 2024년 05월 27일 오전 10:51

중국군이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하며 ‘요충지 장악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중국군의 이러한 공개 협박에도 대만 증시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중국과 홍콩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상하이 증시는 3100선이 무너졌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육·해·공·로켓군은 23일과 24일 이틀간 대만 주변에서 이른바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A’ 훈련을 벌였다. 동부전구는 24일 오전 이번 훈련이 ‘합동 권력 탈취’, ‘합동 타격’, ‘요충지 점령 및 통제 능력’ 등의 작전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부전구 공군은 24일 실탄을 장착한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대만을 둘러싸고 순찰하고 해군의 구축함과 로켓군과 협력해 “중요 목표물을 타격”하는 등의 훈련을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 같은 대규모 군사 훈련을 통해 대만과 일본에 사회적 공포를 조성하려 했지만, 해협 양안(중국과 대만)의 주식시장은 그런 기대와 반대되는 반응을 보였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중국군 훈련 첫날인 23일 대만 가권지수는 55.60포인트, 닛케이지수는 486.12포인트 상승한 반면, 상하이 A주는 44.21포인트 하락했고 홍콩항셍지수는 326.89포인트 급락해 1만9000선이 무너졌다.

훈련 이틀째인 24일 A주 시장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3100선이 붕괴됐고, 선전종합지수는 1.23% 하락했다. 또한 차이넥스트지수(創業板, 중소·벤처기업 전용)는 1.81% 하락했고, 하락 업종은 방위산업, 부동산, 반도체, 보험, 증권, 자동차, 제약 등이다.

홍콩항셍지수는 24일 1.38% 하락한 1만8608.94 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고, 항셍테크지수는 2.48% 하락한 3799.47 포인트로 마감했다.

대만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고, 24일 대만 가권지수는 전주 대비 306.87포인트(1.44%) 상승한 2만1565.34로 마감했다. 증권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 대만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8조6220억 TWD(약 2910조2590원)로 전주 대비 9727억2400만 TWD(41조2532억원) 급증했다.

이에 대해 대만 청년일보(靑年日報)는 “‘대만포위’ 훈련 이틀간 중국·홍콩 주식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중국군 훈련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감, 그리고 경제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돈을 훈련에 쏟아붓고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번 훈련에 대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은 일본의 안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NGO인 ‘국제위기그룹(ICG)’ 분석가 아만다 샤오를 인용해 중국군의 훈련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압박해 양안 간의 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WSJ는 “그러나 이러한 강경한 조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샤오 씨는 대만 라이칭더 정부가 베이징을 극도로 신뢰하지 않는 데다, 국내에서도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라이칭더 총통의 양안 관계에 대한 입장은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 기사는 스핑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