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실태 폭로’ 中 시민기자 4년 만 석방…“당국 감시 여전”

도로시 리
2024년 05월 23일 오후 6:01 업데이트: 2024년 05월 23일 오후 6:01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중국 우한의 실태를 외부에 알렸던 중국 시민기자 장잔(張展)이 4년 만에 석방됐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그녀는 출소 후에도 당국의 철저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5월 체포된 장잔은 그해 12월 ‘공중소란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상하이여자교도소에 수감됐다.

장잔의 출소일은 지난 13일이었지만, 그날 이후 일주일 넘도록 소재가 불분명해 그녀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던 중 장잔의 근황이 공개됐다. 며칠 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는 출소 당일 장잔이 상하이에 있는 그녀의 오빠 집에 도착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에서 장잔은 “여러분의 도움과 관심에 감사드린다. 모두 무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피곤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누가 이 영상을 촬영했는지, 현재는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장잔은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서만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2월 28일,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신구 인민법원에서 시민기자 장잔(張展)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가운데 한 경찰이 기자들의 촬영을 막고 있다. | Leo Ramirez/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장잔을 옹호하는 인권 운동가들은 “다른 정치범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여전히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며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거나 다시 체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장잔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분적인 자유’는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없다. 감시와 통제 없는, 무조건적인 자유와 권리를 그녀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도 같은 날 성명에서 “장잔과 그녀의 가족이 감시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녀는 자유롭게 이동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잔은 2020년 초, 처음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 우한 지역을 찾아 그곳의 실태를 알리며 중국공산당의 대응을 비판했다.

당시 그녀는 “코로나19로 도시 전체가 마비된 상황”이라며 “그들(당국)은 ‘전염병 예방’이라는 명목으로 우리를 통제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