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임 총통 취임, 연설에서 “대화 통한 현상유지” 강조

강우찬
2024년 05월 20일 오후 4:02 업데이트: 2024년 05월 20일 오후 4:02

라이칭더 총통, ‘독립’ 언급 없이 대만을 ‘국가’로 표현
中 무력위협 의식한 듯 정부 간 대화 및 민간 교류 제안

대만의 새 총통으로 취임한 라이칭더가 취임 연설에서 대만의 국가적 진로로 민주주의, 평화, 번영을 내세웠다. 현상을 유지하되 중국 공산당의 무력침공 위협을 대화와 교류로 풀어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라이 신임 총통은 20일 오전 11시(현지시각) 대만 수도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취임식을 열고 “대만해협과 양안의 미래가 세계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민주화된 대만을 이어받은 우리가 평화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정부는 ‘네 가지 견지’를 계승하면서도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不卑不亢)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등한 입장에서 접근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네 가지 견지’는 전임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관계 원칙이다. ▲자유·민주의 헌정 체제를 영원히 견지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호 불예속 견지 ▲주권 침범·병탄 불허 견지 ▲ 중화민국(대만)의 앞날을 견지하고 전 대만 인민의 의지 준수 등이다.

라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민사 및 군사 공격을 중단하고 대만과 함께 국제적 책임을 지고 대만해협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여 전쟁의 공포로부터 세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인민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대만해협의 평화와 상호 이익, 공존이 서로의 공동 목표가 돼야 한다”며 중국 공산당의 위협이 서로의 번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중국은 중화민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만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대만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합법적인 정부로서 호혜와 존엄의 원칙에 따라 대결을 대화로 대체하고, 포위를 교류로 바꿔나감으로써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협력 방안으로는 ‘양국 간 상호 관광’, ‘중국 학부생의 대만 유학 재개’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라이 총통은 대화와 교류를 언급하면서도 중국의 다양한 위협과 침입에 맞선 대만의 국가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모든 인민의 국가 수호 의식을 높이고, 국가안보 법률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국방력 강화, 경제 안보 구축, 양안 관계에서 안정적이고 원칙적인 리더십 발휘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평화 공동체를 형성하고, 전쟁을 피하기 위한 억지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동맹과의 연대의 중요성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