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거 개입 능력 강화…올해 전 세계 선거 표적” 美 정보당국

2024년 05월 16일 오후 3:15

에이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중국공산당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선거에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헤인스 국장은 최근 ‘2024년 선거에 대한 외국의 위협’을 주제로 한 상원 청문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녀는 “중국공산당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영향력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도구를 완성했다. 여기에는 여론조사 데이터를 수집해 표적을 선별하고, 소셜미디어에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등의 행위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군이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가짜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대만, 호주, 캐나다의 선거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 결과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광범위한 영향력 작전을 펼쳤다.

AI 기술을 통해 진짜처럼 만든 가짜 콘텐츠인 ‘딥페이크’가 선거 기간에 기승을 부렸다. 이는 모두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당시 후보자의 득표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었다. 중국의 선거 개입에도 라이칭더는 신임 총통에 당선돼 취임을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점차 다가옴에 따라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중국공산당이 올해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딥페이크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외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쓰는 수많은 기술 중 하나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기밀 해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2020년 미국의 정책과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포괄적인 지침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 지침에 따라 2022년 미국 중간선거에 광범위한 개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셜미디어 가짜 계정, 인플루언서, 홍보 업체 등을 동원해 미국 여론을 조작함으로써 친중(親中)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도록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가짜 SNS 계정을 개설한 뒤 낙태, 총기 규제와 같은 민감하고 논쟁적인 사회 문제를 부각했다”며 “이는 미국 내 분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공산당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은 미국을 겨냥한 영향력 작전을 주도하는 핵심 세력”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은 지정학적 이득을 얻고자 미국 내에서 광범위한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역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