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년간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이끌 임현택 신임 회장이 취임사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가리켜 ‘의료 농단’으로 규정, “의대 2000명 증원 등 불합리한 정책은 뜯어고치겠다”고 발언했다.
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치러진 의협 제42대 회장 취임식에서 임 신임 회장은 “의료계가 당면한 난국의 상황을 잘 타개해야 한다는 깊은 책임감으로 양어깨가 무거운 중압감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간 임 회장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방향과는 반대로 오히려 의대 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임 회장은 “회원들의 ‘권익 보호’가 제게 부여된 지상 최대의 중차대한 과제임을 명심하고, 그 어떤 어려운 상황과도 맞서 싸워 이겨내 의사 회원들의 소중한 ‘의권’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이슈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를 비롯해 진료 현장에서 겪는 각종 불합리한 정책들은 하나하나 뜯어고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협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정부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고, 한심한지 깨닫도록 하겠다”며 “오늘이 의료농단이자 교육농단을 바로 잡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회장은 앞으로 의협, 교수, 전공의, 의대생을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와의 일대일 대화에 대비할 방침이다. 다만 박단 전공의협의회 대표가 “임 회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우려한다”며 범의료계 협의체에 대해 합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단일화 행보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 임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가 갈등에 빠져 분열되는 것은 정부가 원하는 것으로,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다). 회원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달라. 결집된 강한 힘으로 권익 신장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며 내부 단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31개 의과대학은 전날까지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제출했다. 최종 모집인원 증원분은 1489명에서 1509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대학들이 제출한 시행안을 심의한 뒤 이달 말 각 대학에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