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생산’ 지적에…中, 전기차 생산 데이터 비공개 처리

알렉스 우
2024년 04월 30일 오후 2:55 업데이트: 2024년 04월 30일 오후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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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 과잉 생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광둥성 선전시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의 가격이 연초보다 5~1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격이 하락한 차종은 총 10종이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차종은 비야디(BYD)의 플래그십 모델인 ‘송 플러스(Song PLUS)’였다. 송 플러스의 가격은 연초 15만 4800위안(약 2940만 원)에서 13만 9800위안(약 2655만 원)으로 9.69% 떨어졌다.

발개위는 “전기차의 가격 하락에는 공급 과잉, 배터리 비용 감소, 생산 효율성 향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런데 26일, 발개위는 전기차 생산 및 가격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전날인 25일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언론과 일부 중국 매체들은 삭제 전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전기차 시장의 ‘가격 전쟁’이 심화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이달 초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중국이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을 세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의 기업과 일자리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이런 지적에 대해 “중국의 경제 발전을 억제하려는 악의적인 의도”라며 “미국이 이런 식으로 중국을 견제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공급 과잉은 정부 보조금으로 인한 것이 아니며, 시장 논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난화대의 순궈샹 부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당국으로부터 ‘신에너지 포인트’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관련 산업의 공급 과잉을 부추기는 정부 보조금의 일부”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분석 전문가 왕허는 “자유 시장 경제에서는 과잉 생산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권위주의적 통제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려 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내수가 부진하고 경제 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점”이라며 “중국의 경제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자국산 제품을 세계 시장에 덤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국가가 반덤핑 조사를 실시하며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지속되면, 결국 중국은 세계 시장에서 철저히 ‘봉쇄’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